“역사성 살리고 랜드마크 활용”
상임위·예결위서 잇따라 ‘부결’
의회 “현실성 없는 사업” 평가
정인화 광양시장의 공약사업인 ‘초거대 이순신 장군 철동상 건립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광양시가 2023년 본예산에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 용역비 3억원을 편성, 시의회의 승인을 요구했지만 상임위 단계와 예결위 단계에서 잇따라 부결됐기 때문이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2023년도 본예산과 기금운영계획을 심의했다. 이번 심의에서 관심을 끈 내용은 정 시장의 공약사항인 ‘이순신 장군 철동상’ 관련 예산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광양시 일원에 전망대와 전시관 등을 갖춘 ‘이순신 장군의 철동상’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부대시설로 호텔과 극장, 백화점, 레스토랑 등을 유치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비는 전액 민자를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광양시는 인근 여수시(조명연합수군 테마 역사공원 건립)와 순천시(순천왜성 관광상품화)가 임진왜란 관련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함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광양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을 기리고, 철 소재 중심인 광양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초대형 철동상을 건립해 관광도시로 새롭게 부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2023년 한해 타당성 조사용역(시비 3억원)을 실시해 사업의 타당성과 방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용역에서는 유사 사례와 기본계획 및 재원투자계획, 운영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조사 용역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타당성이 인정되면 민간 투자를 위한 제안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단순히 동상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역을 상징하는 매력물(랜드마크)을 만들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사업이든지 마중물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만큼 민간기업 투자할 수 있는 근거와 자료를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집행부는 예산 승인을 위한 물밑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정인화 시장과 주순선 부시장이 의회를 찾았고, 관련 부서의 국·과장들도 예결위원들을 찾아가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예결위는 해당 예산을 승인하지 않았다.
앞서 소관 상임위인 총무위원회도 전체 위원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총무위 예산 심의에 참가한 한 의원은 “소속 위원들이 모두 해당 사업의 현실성에 의문을 갖고 계셨다”며 “투자한 돈만 날릴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용역결과 타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치한 업체에서 다시 면밀한 검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가 먼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