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도로공사를 함에 있어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해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해 민원발생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도로개설공사를 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양해 없이, 공사현장 인근 주택가 주민들(주로 70대 이상 노인)이 집과 가까워 주로 이용하는 도보 진출입로를 없애 버린 것.
해당 지역은 태인동 장내마을 일원 800여m(폭 8m)를 대상으로 총 24억4000여만원의 시비를 투입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공사가 예정된‘태인2구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현장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기존에 이용하던 길은 마을주택가에서 도로나 마을회관까지 약 40~5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마을회관을 주로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오가는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나 도로개설 설계에 따라 마을 일부 주택들이 도로로 편입되면서 보상 후 철거됐고, 도보 진출입로 역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도로공사가 끝난 뒤 주민들의 도보 진출입로가 200여m 이상 늘어나게 된다는 것.
특히 공사현장 인근 주택가는 도로개설을 위해 주택가를 따라 쌓아올린 성토로 인해 약 4m 높이, 50여m 길이의 옹벽이 설치됐고, 이로 인해 높은 담벼락 옆에 주택이 위치한 꼴이 됐다.
이렇다 보니 집이 답답해진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고령의 주민들이 외출 시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오갈 수 있도록 옹벽에 계단을 설치해 주거나, 구름다리를 설치해 달라고 광양시에 민원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 주민은“기존도로나 마을회관에서 집까지 오는데 1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주택가 옆으로 도로가 나면 옹벽을 빙 둘러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몇 배로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며“더나가 도보진출입로가 성토로 인해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이 되면서 마을 어르신들의 거동이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도로 모양이 이렇게 변형된다는 것을 공사 전에 듣지도 못했고 인지하지도 못했다”며“도로공사도 몇 년씩 중지됐다 재개되고 하다 보니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정리돼 있지 않고 널려있는 공사자재들 때문에 불편하고, 비라도 오면 땅이 질척거려 장화가 없이는 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시관계자는“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점검했는데, 해당 공사현장은 앞으로도 60cm 정도 더 성토할 계획이라 옹벽 계단이나 구름다리는 급한 경사로 인해 안전상 설치가 불가능하다”며“관련해서 개선을 위한 다른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 주민들께서 이해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주민들께서 도로변형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2012년 공사 추진 당시 주민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공지된 것으로 나와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이 같은 민원 제기는 현장 공사관계자에게 먼저 이뤄졌다.
그런데 주민들의 민원을 성의껏 받아들여야 할 공사관계자가“시에서 도로도 놔주고, 공공사업인데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응대한 것이다.
이에 시관계자는 사실 확인 후 공사관계자에게 주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광양시는 해당 도로 개설을 통해 주택밀집 지역의 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생활여건 개선과 낙후지역 개발이라는 주민숙원사업이 해소되고,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익 증진과 주변지역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