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7월, 정인화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광양시에 1호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이 있다. 담양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레콘텍(주)라는 회사로 광양국가산단 명당3지구에 입주 의사를 밝혔다.
50년간 콘크리트 제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해 온 기업이 왜 갑자기 광양을 찾게 되었는지, 투자협약 이후 2년 6개월 동안 광양에서의 기업활동은 어떤지 <광양신문>이 직접 방문해 후기를 들어봤다.

이레콘텍(주)은?
이레콘텍(주)은 1974년 설립돼 2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 있는 기업이다. 창업주와 현재 경영중인 구춘원 대표가 모두 삼형제로 태어나 ‘삼형제 산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콘트리트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우수한 품질의 콘크리트 블록을 생산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자체 조립이 가능한 보강토블록 제품이 주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성장했다. 이후 대형블록이나 식생블록 등을 개발하면서 전남에서 뛰어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콘크리트 회사로 입지를 다졌다.
살아가면서 콘크리트 회사와 얼마나 연관이 있을까 싶지만 이레콘텍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접해보지 않은 시민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생활에 밀접해 있다. 아파트 바닥 화강블록부터 시작해 공원 주차장 등에 풀이 자라는 블록, 집 앞 하천에 쌓여있는 옹벽, 부둣가 방파제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주민들 삶과 닿아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구춘원 대표는 항상 ‘기술 개발’과 ‘친환경’을 강조한다. 그게 바로 안정적이었던 담양 공장을 벗어나 확장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던 셈이다.

왜 광양이었을까?
사실 구 대표는 지난 2022년 광양 공장을 결정하기 한참 전부터 공장 부지를 찾아다녔다. 회사 확장을 결정했지만 위치 선정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여러 지자체와 협상을 벌이고 상당히 진행된 곳도 두어군데 있었지만 최종단계를 앞두고 ‘콘크리트 회사’라는 선입견 탓인지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물거품으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광양국가산단 명당3지구에 업종코드 제한이 풀린 것을 확인한 구 대표는 곧바로 광양시에 연락을 취했다.
막 민선 8기를 시작한 정인화 시장이 ‘투자유치’를 강조하고 나선만큼 협의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담당과에서는 투자유치에 필요한 각종 행정서비스를 지원했고, 구 대표는 문의한 지 채 3시간이 지나기 전에 광양 공장을 결정했다. 양 측의 이해관계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이레콘텍(주)은 운명처럼 광양으로 향했다.
구춘원 대표는 “투자 과정에서 광양시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빠른 행정절차가 이뤄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광양에서의 기업 생활
광양 공장을 설립한 이후 구 대표의 삶은 한층 바빠졌다. 새로운 공장 설립에도 신경을 써야하지만 기존 제품을 생산 중인 담양공장도 소홀히 할 수 없어 현재 광주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부지런히 움직인 끝에 지난해 6월 광양 공장이 준공되면서 구 대표에게 광양은 ‘기회의 땅’이 됐다.
생산할 수 있는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벌써부터 여러 지자체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어항 정비 등에 사용되는 초대형 블록은 기존 공장에선 생산이 어려웠지만 광양 공장 준공과 동시에 제작과 납품까지 마친 상태다. 특히 이글루 블록은 무게가 40t에 달해 육상 운송에 어려움이 있지만 항과 접한 광양 특성상 원활한 납품까지 가능했다.
구 대표는 “해양 블록 같은 경우 무게 탓에 운송이 어려워 현장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광양은 운송에 이점을 가지고 있어 25t 해양 블록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여러 제품군에 대한 생산과 운송환경이 나아진 만큼 조달 등록을 마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납품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에 포스코가 위치하면서 순환골재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골재 리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하면 환경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광양 공장 준공이 ‘세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콘크리트 제품도 기술 개발 ‘필수’
콘크리트 업계가 전반적으로 기술 개발에 미온적인 경향이 있지만 이레콘텍(주)은 첫 번째 과제로 ‘더 나은 제품’을 꼽는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전남 내 여러 곳의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품질 개선이나 친환경 블록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왔다.
구춘원 대표는 “회사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박사들과 미팅을 가지는 등 향상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친환경, 무탄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제품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첫 단추로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방사선 이용 바이오매스 함유 생분해성 고분자 복합소재 제조 기술’을 이전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광양 공장에서부터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주변 식물의 성장을 도와주고 버려질 때는 자연분해 되는 ‘친환경 블록’ 생산이 가능해진다.
하천이나 강둑에 식생 옹벽, 호안 등의 형태로 사용이 가능하며 주차장이나 스마트 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구 대표는 “어떤 기업이라도 기술이 앞서 있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제품을 조달청에 등록하면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후회는 하나도 없습니다”

구춘원 대표는 광양으로 공장 확장을 결정한 데에 “후회는 없다”고 단언한다.
공장 인허가부터 시작해 제품생산, 운송까지 기업을 운영하는데 유리한 환경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내심 민원에 대한 우려도 있어 공장 설립과정부터 신경을 쏟은 덕분에 별다른 민원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는 “국가 산단이라 소음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소음 저감 시설을 설치하고 비산먼지 제거를 위한 살수 시설 등을 선제적으로 설치했다”며 “법에서 규제하지 않더라도 지역 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공장 착공단계부터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 회사 규모가 많이 커졌다고 생각했는데 근처에 포스코 관련한 큰 공장들이 많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멋쩍게 웃으며 “지속적인 연구로 조달혁신제품을 생산해 우선구매 대상에 선정되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년차가 되는 내년 정도면 광양 공장도 정상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장 설립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광양시청 관계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