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이래 ‘첫 파업’ 우려…지역 사회, 불안감 감추지 못해
포스코, 창사 이래 ‘첫 파업’ 우려…지역 사회, 불안감 감추지 못해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12.09 08:30
  • 호수 1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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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본사, 상경투쟁 예고
지역단체, 노동계 상반된 지지
“경제 우려, 원만히 해결되길”
“임협 지지, 지역 경제 선순환”

포스코 노조가 지난 2일과 3일 포항과 광양에서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지역사회에서는 파업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분위기지만 파업 절차가 진행될수록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3일 광양제철소 1문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쟁의행위를 시작했다. 출정식에는 김성호 위원장을 비롯 8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앞선 12차 교섭에서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노조 복지기금 15억원 출연 △하계휴가 5일 신설 등이 담긴 교섭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기본급 8.3% 인상 △일시금 300% △노조복지기금 200억원 출연 등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성호 위원장은 “1990년 정부와 회사의 탄압으로 노동조합이 무너진 이후 2018년 분노한 노동자들이 노조를 다시 세웠지만 사측은 여전히 조합을 탄압하고 조합원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에 우리는 많은 것을 바꿨고 이제 준비가 됐다”며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그러면서 포스코 노조는 오는 1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5일 하달된 쟁대위 4호 지침에는 △당일 근무 조합원 전원 연차휴가 사용 △교대근무자는 대근자를 구하지 말 것 △휴무조 대근 거부 및 투쟁 동참 등이 담겼다. 

이번 상경 투쟁으로 인해 당장 광양제철소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본격적인 파업 절차가 시작되자 지역사회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단체나 소상공인들은 지역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는 반면 각 노동조합은 포스코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중마동 이순신먹거리타운 자영업자 A씨(57)는 “요즘이 IMF 때보다 경제가 더 힘든 것 같다”며 “포스코 파업까지 겹치면 지역 내 소비 심리가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지역 기관·기업·경제 단체들도 연이어 입장문과 성명서 등을 내고 포스코 파업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광양제철소 파트너사협회는 지난달 29일 “단체행동 시도를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성명을 낸데 이어 우광일 광양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기고문을 통해 “포스코 노조의 파업은 지역 경제를 멈춘다”고 호소했다. 

광양시의회도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화합과 상생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열어가자”며 “노사간의 협상이 상생의 방향으로 원만히 마무리돼 광양제철소가 지역 경제 중심축 역할을 지속해 나가길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그룹사인 포스코DX, SNNC, 포스코엠텍,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등의 노동자들로 구성된 포스코그룹노동조합연대는 지난달 28일 “포스코노조 2024년 임금교섭을 전폭 지지한다”며 “포스코의 임금인상이 그룹사와 협력사, 파트너사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가져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포스코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 여건 속에서 전향적인 안을 제시했지만 교섭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며 “회사는 평화적으로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노조와 계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