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리터러시로 독자 확보…독자들이 선호하는 기사를 쓴다
뉴스 리터러시로 독자 확보…독자들이 선호하는 기사를 쓴다
  • 김양환
  • 승인 2017.11.09 18:27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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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서비스”…독자들 필요한 정보 중심 기사‘친밀도’높여

해외 지역뉴스에 대한 리터러시 확산(핀란드)

국가와 공공기관의 협업을 통해 리터러시 확산 등 로컬뉴스의 마케팅 활용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지역신문의 마케팅 및 독자 확대 전략 수립을 위해 지난 9월 17일-25일까지 핀란드를 다녀왔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사업 최초로 지발위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과 지역신문 관계자, 언론재단, 문화관광부가 함께 참여해 세계적인 뉴스 리터러시 추세와 경향성에 대해 취재하고 세미나에 참석한 후, 현지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회를 개최했다.

EU 28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개 국가 당 미디어 리터러시 기관 및 단체는 평균 24개였는데, 국가 단위로는 핀란드가 101개로 가장 많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주체는 시민단체, 공공기관, 학계 순위였다. 핀란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정착되어 지금도 활발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방문한 곳은 미디어교육위원회, 핀란드 최대 언론사인 헬싱긴 사노맛, 신문박물관, 헬싱키 시립도서관, 땀뻬레(헬싱키에서 2시간)의 미디어그룹 알마 본사, 땀뻬레대학, 루쁘리끼 미디어박물관, 핀란드 신문협회, 지역언론 하메엔 사노맛, YEL(공영방송국), 주핀란드 한국대사관 등을 돌아봤다.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과 주요 방문지를 소개한다.

 

알마미디어 그룹 산하

아아무레흐띠(지역신문)

방문단이 핀란드 신문협회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알마미디어는 중앙 및 지역일간지와 다양한 매체 브랜드를 소유한 미디어그룹으로 헬싱키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핀란드 중부의 도시인 땀뻬레에 있다. 헬싱키의 헬싱긴 사노맛과 더불어 핀란드의 주요 일간지 중의 하나다.

땀뻬레 인구는 약 23만 명이지만 주변 도시와 합하면 50만 명 정도의 중소도시이다. 아아무레흐띠(Aamulehti)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신문으로 전체 인구의 94% 도달률(한 사람이 1회 이상 기사를 접한 비율)에 이른다. 페이스북이나 구글보다 도달률이 높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신문사 사이트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곧장 신문사 사이트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노력 중이다. 이유는 페이스북이 신문사에 주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아무레흐띠는 독자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면서 독자에게 필요한 기사를 쓰고 있다. 독자 유형을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나이, 성별, 거주지, 소득, 취미, 직업, 여가, 소비패턴, 여기에 생활습관과 관심사, 미디어 접속 시간대까지 포함해 가상의 독자를 만드는 식이다. 이를 분석해 미디어 소비 패턴에 맞춰, 어떤 시간대에 어떤 경로로 기사를 내보낼지도 계획한다.

특히 money 섹션은 사업, 고용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사를 내보내 독자들이 뉴스를 보고 돈을 아끼고,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헬싱키 시립도서관에서 지역신문을 읽고 있는 어르신들.

낌모 코스끼(Kimmo Koski) 아아무레흐띠 편집장은“수도권이 아닌 내륙 도시에 기반을 둔 언론사인 만큼, 지역 독자가 알아야 할 정보에 집중한다”면서“사람들을 연결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문을 읽은 독자가 돈을 아낄 수 있고,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로 신문을 만든다고 했다. 또 신문을 서비스 개념으로 생각하고 각종 공개토론회를 열어 지역 이슈를 다뤄서 저널리즘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로 접근한다. 파티, 모임 등 독자가 찍어 보내는 사진은 무료로 실어준다.

헬싱키 시립도서관

 

핀란드는 교육의 나라답게 도서관이 많다. 800개가 넘는 도서관이 있어서 어디서든지 대략 2㎞안에 도서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보다 더 멀리 사는 사람을 위해 이동도서관도 운영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도서관 분위기가 조용하지만은 않다. 뮤직트레이너가 있어 음악을 배울 수도 있고, 공연장도 있다. 책뿐 만이 아니라 컴퓨터, 미술, 영화, 재봉틀 등 다양한 공간이 있다. 음악 녹음설비도 있다. 그림, 조각, 사진 등의 예술작품이 걸려있고, 전시공간도 있다.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도서관이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할아버지는 신문을 보고 있고,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는 책을 보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는 검색하는 청년도 보인다. 도서관이 너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처럼 있다.도서관들이 서로 네트웍을 구성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곳 시립도서관은 헬싱키대학과 협업을 맺어 지원을 받고 있다.

도서관이 미디어 개념을 갖고 운영하면서 미디어 교육을 하고 있다. 도서관이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다. 이 곳 도서관이 비좁아 신축중인 새 도서관이 2018년 개장한다. 현재 도서관의 3배 크기로 2층에 공연장을 두고 있고, 3층은 투명 유리로 채광되는 도서관을 만든다. 도서관이 책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미디어센터 개념으로 짓는다.

 

맺는 말

도서관은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이다. 각종 미디어 정보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미디어 리터러시이기 때문이다. SNS가 생활화된 현대에는 과거와는 달리 미디어를 매개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수많은 정보 속에서 자기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필수가 된 사회다.

하지만 세계 최강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는 한국은 아직 미디어 리터러시에서는 걸음마 수준인 듯 싶다. 아주 어릴 때부터 수많은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미디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핀란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언어, 역사, 수학 등 주요 기초 과목과 동급으로 인정하고 정규 교육 과정에 편성하고 있다. 학생들이 신문, TV 등은 물론이고 인터넷과 SNS를 모두 포함하여 다각도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주체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방문한 핀란드 신문협회도 신문사와 학교에 NIE교육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고, 교사들이 직접 NIE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헬싱키 시립도서관 내에 있는 까페.

윌레(핀란드 공영방송국,YEL)도 다양한 미디어 교육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수업에 활용이 가능한 트리플렛(Triplet)서비스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취재와 편집,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미디어 협회와 NGO단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방문한 신문사인 헬싱긴 사노맛이나 아아무레흐띠도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었다.

신문사들은 뉴스 리터러시를 통해 독자를 확보하고 독자들과 소통을 늘려가면서, 독자들의 취향과 사생활까지 파악해 정보를 보관하고 독자들이 선호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 그렇다보니 아직도 도시 인구의 80% 가까이 인터넷이나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규모가 우리나라 풀뿌리 지역신문과는 비교가 안 되게 큰 신문사이긴 하지만 독자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배울 만 했다.  

핀란드 방문은 지역신문, 지발위, 언론재단, 문광부 관계자가 함께 참가한 색다른 연수였다. 참가자들은 보다 다양한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세계적인 뉴스 리터러시 추세를 확인했고, 조금이나마 현재 처해있는 지역신문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수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