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도서관, 맞춤형 독서 경험 제공
독서 토론 리더, 독서 활성화 ‘첨병’
일상과 가까워지는, 독서 문화 핵심
지난해 실시한 광양시 사회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시민 연간 평균 독서량은 3.3권에 불과했고 절반에 가까운 시민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광양시가 환경, 사람, 경험 세 가지 요소를 조화시켜 독서 문화를 활성화하고 시민의 지적·사회적 성장의 토대를 쌓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도서관을 단순한 자료 제공 장소가 아닌 지역의 문화 거점 공간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게 핵심이다.
환경 : 도서관 확충, ‘특성화’ 실현
광양시는 지난 10년간 도서관을 2곳에서 8곳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시립 도서관은 △광영 △금호 △중앙(광양읍) △중마 △용강(광양읍) △희망(광양읍) 등 6곳이며 전남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이 2곳 더 있다. 내년에는 ‘꿈빛도서관’이 중마동에 개관한다.
이로써 인구 1만7000명당 도서관 1곳을 확보해 인구 10만명 이상 전남권 기초자치단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도서관 수를 달성했다. 이는 도서관 선진국인 스웨덴 스톡홀름이나 핀란드 헬싱키와 비슷한 수준이다.
도서관 수 증가는 각 지역별 도서 대출 특성과 이용 연령대 등을 반영한 특성화 도서관 도입을 가능케 했다. 도서관 이용자가 많이 찾는 책을 확보하고 맞춤형 행사와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해 도서관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광영도서관은 영어 △금호도서관은 예술 △중마도서관은 역사 △희망도서관은 그림책 △용강도서관은 가족·건강 △중앙도서관은 인문·철학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2025년에 개관 예정인 꿈빛도서관은 어린이 문해력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람 : 독서 리더·시민 작가 양성
광양시는 올해 독서 토론 리더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선발된 리더 8명은 다양한 독서 모임을 이끌며 지역 독서 문화를 확산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현숙 중앙도서관 관장은 “독서 토론은 단순한 책 읽기 모임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나누고 지적 동반자를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독서 리더가 그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광양시에서는 6개 시립 도서관을 중심으로 74개 독서 동아리가 활동 중이며 참여 인원은 611명이다. 시는 20개 동아리를 선정해 책 구매 보조금으로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민 작가 양성을 위해 각 도서관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중마도서관은 성인을 대상으로 시 쓰기 강좌를 열었고 중앙도서관은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그림에세이 출간을 도왔다.
또한 희망도서관은 어린이 동시집 만들기, 용강도서관은 일상 치유에세이 쓰기, 금호도서관은 초등학생 대상 그림책 창작 수업을 진행했다.
경험 : 일상 파고든 ‘특색’ 있는 독서
광양시는 도서관을 단순히 책 읽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관심사를 실행해보는 유연하고 활동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일상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방편으로 독서를 활용하게끔 돕고 시민과 독서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2030 청춘 독려’ 프로그램을 운영해 달리기나 커피 등 취미 활동과 독서를 연계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던 커피를 함께 마시며 그의 글을 읽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광양시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해 이색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 중이다.
광영도서관 가상현실 동화 체험관을 방문하면 책 속 주인공이 돼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친숙하게 만들어 평생 독서를 가능케 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시는 생애 첫 책 지원사업 대상을 신생아에서 초등학교 1학년까지로 확대하고 책 읽어주기 캠페인을 통해 독서를 가정 문화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용강도서관은 60세 이상 시민이 그림책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보는 ‘그림책 테라피’를 시도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도서관과장은 “책 읽는 도서관이 책 읽는 시민을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다양성 등에서 전국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도서관이 단순한 자료 공급을 넘어 모든 광양 시민이 지식과 창의력을 키우고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며 정신적인 안정뿐 아니라 사회적 이해와 소통을 촉진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