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영암에서 열리는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공무원들이 티켓 구매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F1 조직위는 최근 도 산하 공무원들에게 홍보 협조문을 보내 티켓 홍보를 독려하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도 대회 조직위로부터 티켓 홍보 요청을 받은 상태인데 공무원들은 이 요청이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할당량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F1 티켓이 그동안 각종 대회의 가격보다 훨씬 높아 공무원들로서는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티켓 가격을 살펴보면 최하 19만 8천원(전일권 기준)에서 최고 101만 2천원으로 일반 스포츠 종목 티켓과는 가격차가 확연히 다르다. 가장 비싼 좌석은 ‘메인 그랜드스탠드 골드 좌석’으로 전일권이 101만 2천원이며 1일권은 토요일이 65만 7800원, 일요일 75만 9천원이다.
가장 싼 좌석은 ‘그랜드스탠드 J-b’ 좌석으로 전일권이 19만 8천원, 1일권은 토요일 12만 8700원, 일요일 14만 8500원이다. 보통 좌석 가격이 30~40만원을 훌쩍 넘어 공무원들로서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을 끙끙 앓고 있다.
경제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사긴 사야겠는데 높은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뻔 한 월급에 1~2만원도 아니고 수십만 원 하는 티켓을 살려 하니 막막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추석을 앞두고 써야할 곳이 많은 데 티켓마저 구입하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생소한 F1 대회에 큰 비용을 들여 티켓을 구입한다는 게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만간 각 지자체에도 티켓 구매 협조 공문이 내려올 것으로 보여 시 공무원들도 전전 긍긍하고 있다. 광양시청의 한 공무원은 “아직 지자체별로 티켓 협조 공문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한두 푼도 아닌데다가 자동차 경주에 그다지 흥미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티켓 구입을 고려중인 공무원들은 선물로 주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워낙 고가인데다가 F1 대회 자체가 아직 생소해 선뜻 선물로 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추석을 맞아 티켓을 선물로 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좋아할 지 의문”이라며 “가격도 비싸고 선물로도 마땅치 않아 입장이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기업체, 도민들에게 F1 홍보를 해달라는 차원에서 협조를 요청할 것일 뿐 공무원 대상으로 강제 구입을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행여 홍보협조 요청이 공무원들에게 직접 구매를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수도 있다”면서 “공무원 티켓 구매 여부는 추후 결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직위 해명과 달리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티켓 홍보’가 ‘강매’로 비춰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각종 공연이나 대회에서 공무원 티켓 구매는 공공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행사만 열리면 공무원들에게 티켓을 강요하고 할당량을 주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공무원들끼리 마저도 ‘공무원은 봉’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어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경제청 공무원들, F1 티켓 구매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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