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모습 안 보인다는 지적에
예산 1억 편성, 마루 복원 나서
일각 ‘혈세 낭비’ 지적 이어져
윤동주 유고가 발견된 진월면 망덕포구에 위치한 정병욱 가옥이 전면 재정비된 지 2년만에 또 다시 정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에 시민들은 “혈세 낭비가 아니냐”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광양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2024년 본예산안에 따르면 광양시는 내년 진행 예정인 사업으로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내부 재정비 사업’에 1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사업은 가옥내부의 마루 등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설계비 1000만원에 문화재수리비 9000만원이 포함됐다.
정병욱 가옥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7억5200만원(시비 2억7900만원)을 들여 전면 해체보수를 진행했다.
당시 광양시는 해당 가옥이 장기간 공가로 방치되면서 함석지붕, 목부재 노후화 등으로 누수가 발생하고 내구성이 떨어져 전면 해체보수를 결정했다.
보수 공사가 완료된 후 지역 내 문학인이나 관련 단체에서 옛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인화 시장은 지난 8월 직접 정병욱 가옥을 찾았다.
정 시장은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역사 자원은 옛것을 잘 보존해 시민들에게 문화재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실현하고 옛 모습을 살릴 수 있도록 보수 계획을 재정비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담당부서가 전면보수를 실시한 지 3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재정비 예산을 편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처음 설계 단계부터 관련된 시민들이나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공사를 진행했어야 한다”며 “하자 보수가 아닌 설계 이상으로 인한 재정비는 그냥 세금을 낭비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문가와 문화재청 등의 의견을 고려해 관람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가옥에 있던 마루를 제거했었다”며 “마루를 제거하자 옛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라 마루 복원공사를 통해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공사”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다가오는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내년 1월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거쳐 3월 착공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광양시는 윤동주 유고가 발견된 정병욱 가옥 인근에 윤동주·정병욱 문학관, 아트케이션 관광스테이 등을 조성해 망덕포구를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배알도에 미디어 아트를 설치하는 ‘동주의 별빛정원’, 망덕포구에 감성을 더하는 ‘산토리니 in 망덕포구’, 배알도 공원 내 힐링 공간 ‘별빛 캠핑장’ 등 다양한 사업 연계로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