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사업 전면취소 가능성
문체부 “사업 취소는 아니다”
지정 기대감 높았던 市‘허탈’
광양시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왔던 법정문화도시 지정 사업이 전면 취소될 가능성이 보이며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해질 위기에 놓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양시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 14일 오후 5차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된 16개 지자체 문화도시 담당국장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9월 12일로 예정돼 있던 법정문화도시 지정 심사가 연기됐음을 통보받는 자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5차 문화도시 사업추진에 대한 예산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담당부처와 협의 중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체부는 광양신문과 통화에서 “우선 심사만 연기”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 전면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나타내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광양시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아직 사업 추진이 취소된 것은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인 예산 편성이 끝나봐야 사업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심사만 연기시킨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뒤이어 현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 중인 대한민국(K) 문화도시 공모가 10월에 접수받아 12월 지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5차 법정문화도시와 동시에 예산을 확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양시는 그동안 ‘문화교역도시’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법정문화도시 지정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실제로 지난 1월 문화도시 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데 이어 2월에는 도시문화경영 전문 조직인 ‘광양문화도시센터’를 출범했다.
새롭게 출범한 센터를 중심으로 법정문화도시를 위해 11억원(시비 10억, 도비 1억)을 들여 예비사업 5개 분야에 17개 세부사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변화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문화교역가 등 지역문화인력 확충 △관계인구 확대를 위한 문화교역소 △예술 유통 플랫폼 광양 아트마켓 △문화교역혁신파크 등 다양한 특성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왔다.
시는 새롭게 추진되는 K-문화도시 공모도 함께 준비해 왔지만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우선 순위에 놓고 진행해 온 만큼 허탈함을 감추기 어려운 모습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에 맞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업들의 후원이 이어지며 높은 지정 가능성이 전망된 만큼 충격이 배로 와 닿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사업이 전면 취소될 경우 허탈함이 클 것”이라면서 “다른 것보다 시민분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데다 지역에서 경험하기 힘든 특색있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호응도 좋았는데 한순간에 취소됐다는 설명을 하기가..”라고 뒷말을 흐리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광양시는 사업이 전면 취소된다 하더라도 별개로 10월에 예정된 대한민국 문화도시 공모사업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체부의 ‘대한민국 문화도시’ 비전 및 전략에 따르면 대한민국 문화도시는 6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광역권 선도도시 7곳을 지정한다. 전남권역에서 1곳이 선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순천, 여수 등 광양보다 광역 기능을 수행 중인 인근 도시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정문화도시는 지역별로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도시의 문화계획을 수립하는 사회 발전프로젝트로 예비문화도시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문체부는 2019년 12월에 1차 법정문화도시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5년에 걸쳐 총 30곳의 지자체를 선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 5차 문화도시는 16곳의 예비문화도시가 도전에 나서 6곳이 선정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