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교육재단에 출연금 3년째 ‘0원’
포스코, 교육재단에 출연금 3년째 ‘0원’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4.29 08:30
  • 호수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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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중·고, 시설 노후화 ‘시름’
매년 점차 줄다, 22년부터 ‘뚝’
체육기구 고장, 예산 없어 방치
鄭 “지원방안 적극 검토” 지시

포스코 교육재단 산하 중·고교 학생들이 학교 시설 노후화로 인해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가 교육재단에 3년째 교육기금을 출연하지 않으면서 시설개선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3일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제기됐다. 광양제철중·고 학생회장들이 정인화 시장에게 직접 학교 앞 도로정비 및 체육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건의했다. 특히 광양제철고의 경우 헬스기구들이 나사가 끊어지는 등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성토했다. 

이에 정인화 시장이 자리에 참석한 광양제철고 교장에게 방침을 물었으나 “(출연금이 없으면서) 재단으로부터 내려온 돈이 약간 적을 수밖에 없어 학교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포스코와 포스코교육재단 측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포스코가 교육재단에 출연하는 금액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재단 출연금이 300억원을 넘어섰지만 마지막 지원이였던 2021년에는 70억원까지 감소했다. 

포스코 측은 “그동안 꾸준한 출연으로 인해 학교 재정자립도가 올라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직원 자녀 재학 비율이 40%까지 줄어들어 당초 지원 취지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장 재단에서 지원하는 20억여원과 지자체와 교육청 지원금, 학비 등을 합쳐 학교는 운영되고 있지만 사실상 운영을 제외한 시설 개·보수는 어려운 실정이다. 1인당 학비를 700만원까지 올렸지만 노후화된 화장실 등은 수년째 개선되지 못했다. 또 전남드래곤즈 유스팀인 광양제철고등학교 축구부 숙소도 누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벽지에 곰팡이가 피기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 

광양제철고 교장은 “학생회장이 말한 헬스장 보수, 농구대 설치, 탁구대 등을 학교에서 충족하게 하고 싶은데 일단 교육환경개선에 먼저 예산이 투입된다”며 “화장실 개선도 현대화하고 싶은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츰 재단 예산이 풀리면 보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시에서 여력이 있다면 도와주시면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인화 시장은 “광양 제철고가 전국적인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점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책·걸상 지원한 실적도 있는만큼 헬스장, 탁구대에 대한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동석한 탁영희 교육청소년과장은 “교육환경개선 사업비로 지원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먼저 검토해보겠다”며 “교육지원청과도 협의해서 불편한 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