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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귀농 일기<2>
농부의 마음 조금만 더 알아주셨으면…
[755호] 2018년 03월 30일 (금) 18:46:21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아침 일찍 평소 농산물을 구입하시는 분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장님은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감말랭이에 유황 처리를 하셨어요?”

느낌이 이상했다. 감말랭이 판매 끝난 지가 수개월이 지났는데 잘못 대답 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사실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곰팡이 방지를 위해 허용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을 했습니다. 아주 적은 양을 피웠어요.”

“먹는 것에다 그걸 뿌리면 어떡해요. 어쩐지 몸이 자꾸 안 좋아져요.”

그 분의 몸이 안 좋아지는 원인이 제가 만든 감말랭이 때문이라는 황당한 항의에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정중한 사과와 함께 감말랭이 구입 금액을 환불해 드리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솔직히 유황 훈증을 하지 않은 곶감과 감 말랭이는 팔기가 어렵습니다. 색깔도 까맣고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고품질 감말랭이 교육 때 소량은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훈증 방법까지 강사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올 가을부터는 유황 훈증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유황 훈증을 하지 않은 곶감을 까맣게 생겼다고 해서‘오시’라고 합니다. 옛날엔 다 이렇게 만들었는데 소비자의 만족도가 낮아서 요즘은 시장에서 사라졌죠.

판매는 부진 하겠지만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농산물 직거래를 하다 보면 저의 실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억지 주장도 엄청 많습니다. 어지간하면 소비자의 요구대로 처리를 해 드리긴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죠.

하나라도 더 넣어 드리려고 대봉감을 꾹꾹 눌러 담았다가 덤으로 드린 감이 뭉개져서 난리가 난적도 있구요, 고르게 선별된 사이즈 사이에 움직임을 줄이려고 작은걸 덤으로 채워 넣었다가 이딴 걸 파느냐고 혼난 적도 있습니다.

전화를 드려서 내용을 말씀 드리면 대부분 이해를 해 주시긴 합니다. 수확 시기에는 지천에 감이라서 15kg 박스에 정량만 넣지 않거든요. 박스가 터지도록 농부의 정을 담다 보면 20kg 까지도 들어갑니다. 요즘은 적당히 넣어서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는  방법도 터득 했습니다.

지난 가을 홍고추 수확이 끝난 끝물의 풋고추를 장아찌용으로 팔았다가 혼이 난 적도 있습니다. 4kg 박스에 7~8개의 탄저병 걸린 고추가 나왔다며 톡으로 사진을 보내온 고객이 있었습니다. 병 걸린 고추를 팔았다며 입에 담지 못할 욕과 함께 양심없는 농민으로 낙인까지 찍는걸 감수해야 하는 사태도 있었습니다.

상습적으로 억지 주장을 하는‘블랙 컨슈머’에게 당했다는 걸 직감 했지만 꼼꼼하게 선별을 못한 제 잘못도  있었기 때문에 고객의 화가 풀릴 때까지 다 들어 드리고 그 분 요구대로  처리를 해 드렸습니다. SNS 계정에 공개 사과문도 올리고 풋고추 구입 고객 전원을 찾아서 일일이 사과하고 돈을 보내 드린 적이 있습니다.

다른 고객 분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말렸지만 제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풋고추 몇박스 팔려다가 손실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아내에게 의연한척 했지만 뒤돌아서서 눈물 좀 흘렸던 실수로 기억 됩니다.

소비자께서는 무농약 농산물을 원하면서도 보기 좋은 농산물만을 찾습니다. 수입 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켜 내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시켜 드리려는 게 모든 농부들의 고민이고 숙제입니다. 요즘 농부들은 농약 성분이 전혀 검출 되지 않는 친환경 방제약을 사용하려고 노력  합니다.

작물마다 정해진 방제약이 있구요.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정부 지원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친환경 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저도 고사리는 유기농 인증을 받아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유황합제도 친환경 방제약입니다. 유황먹인 오리를 섭취한다고 건강이 나빠지지 않습니다. 생산자 교육도 필요 하지만‘소비자 교육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건 농부의 오만일까요.                      

이우식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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