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양 ‘방아잎’
<칼럼> 광양 ‘방아잎’
  • 광양뉴스
  • 승인 2017.06.16 18:14
  • 호수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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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방아잎은 꿀풀과의 다년생 식물이다. 재래종은 한국, 대만, 러시아, 베트남,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광양에서는 방앗잎으로도 불리는데, 정명은 배초향(排草香)이다.

방아잎의 일본 이름은 카와미도리(川?, かわみどり)이며, 배초향이라는 생약명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방아잎의 중국 이름은 곽향(藿香)이며, 영어 이름은 코리언민트(Korean mint)이다. 이름을 분석해 보면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던 식물이라는 점과 방아잎이 한국 고유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방아잎이 주로 약재로만 사용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에 많이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방아잎을 음식에 이용하는 문화가 많이 있는 곳은 전남 동부지역과 경남의 일부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광양에서 많이 이용되어 왔다.

수년 전에 연구 과제 수행 차 전국 주요 오일장에서 판매되는 나물류와 조미채소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때 방아잎의 판매처가 가장 많았던 곳이 광양이었다.

시장에서 방아잎 줄기를 물에 꽂아 놓고 판매하고 있는 곳도 광양이 유일했다. 방아잎은 이처럼 광양에서 많이 이용되어 왔지만 그 배경은 불명확하다.

건위, 청량 해열약으로 식욕 부진, 여름철 위장 장애, 소화 불량, 위산 과다, 감기 또는 더위에 의한 발열, 두통, 구토, 설사 등에 사용하는 한약재가 어떻게 해서 광양의 음식에 사용되어 왔는지도 불명확하다.

분명한 것은 현재도 광양에서는 방아잎을 음식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과, 그러한 문화가 있음에도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편, 관광자원은 지역의 먹을거리, 전통, 문화재 등이 개성으로 작용해 이루어지는데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역의 문화자원에 대한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공급이 줄어들고, 지역의 개성이 옅어지고 있다.

대중매체와 유통의 발달에 의해서도 지역 문화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 지역문화가 획일화되면 특산 자원의 개발과 차별화가 어렵고 관광객 유치도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지역의 개성과 문화는 관광과 지역 상품 판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관광자원을 풍부하게 하려면 지역의 개성과 문화를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방치된 지역 문화를 찾아서 개발하고, 소비자를 증가시켜야 한다.

소비는 과거처럼 지역민에 의존한 소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의 개성과 문화에 익숙한 지역 소비자 외의 소비자까지 개발하고 증가시켜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방치되어 있는 광양 방아잎 식용문화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광양을 보다 개성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방아잎은 조미채소 혹은 향료식물로서의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방아잎의 향은 묘한 중독성이 있고, 성분에는 기능성이 많아 소비 확대 노력에 비례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음식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아잎의 이용문화 조사, 이용법과 스토리 개발 및 교육을 통해 광양을 알리고 개성있게 만들기가 매우 쉬워 졌다.

방아잎을 활용한 광양 방아잎 찐빵, 방아잎 차, 방아잎 매운탕 스프, 피자 및 치킨소스, 방아잎 오일, 향료 등 약효와 향을 이용한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소비확대, 그리고 방아잎과 연계한 농산물의 판매 촉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이 잠재적 가능성을 실재적 성공으로 바꿔가는 첫걸음이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