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신문 같이 읽어 보실래요?”
“우리 손으로 만든 신문 같이 읽어 보실래요?”
  • 이혜선
  • 승인 2014.06.09 09:52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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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행복수레, 교육공동체 모두가 소통...제철초, 학교신문 행복수레 3호 발간


“제 기사가 들어있어요!”

“저도 썼어요, 저도요!”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번쩍번쩍 손을 드는 아이들. 자신들이 만든 신문을 들어 보이며 자랑하는데 여념이 없다. 학교 신문을 만들고 있는 제철초등학교(교장 고문언)가 행복수레 3호를 발행했다. 행복수레는 제철초등학교가 지난해부터 발행하고 있는 학교 신문 이름이다.

제철교육재단의 비전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에 대한 바람을 담아 행복을 실어 나르는 수레 역할을 하는 학교라는 뜻으로 박종남 교무부장이 이름을 지었다.

행복수레 신문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학교 안의 다양한 소식들을 싣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문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인근 학교들과 공유하며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학부모들에게는 정보를, 지역에는 홍보역할을 하며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신문 만들기에 주축이 되고 있으며 현직 기자 못지않은 열정을 뽐내는 제철초 어린이 기자단(지도교사 김영신)을 만나고 왔다. 3학년 이상 학생들 20명으로 구성된 제철초 어린이 기자단. 이 기자단은 제철초등학교의 다양한 소식들을 아이들만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지난해 4월, 결성된 어린이 기자단은 올해로 2년째를 맞았으며 지난해에 이어 다시 기자단으로 활동하는 학생이 절반이상일 정도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지도교사의 기본적인 교육 외에 아이들은 특별한 교육 없이 스스로 책을 읽고 신문을 찾아보는 등의 활동으로 기사를 발굴하고 사진을 찍으며 글을 적어 올린다.

아이들이 생산해내는 기사는 반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 학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 자연, 친구, 이웃집 아저씨 등 그 소재가 무궁무진하다.

단순이 있는 일들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고쳤으면 하는 일들, 학교가 해줬으면 하는 일 등 기사로 따지면 고발 기사 종류의 글들도 나온다. 

기사를 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사를 쓰면서 힘든 일,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속사포 같은 대답들이 쏟아져 나왔다.

윤정연(3학년) 양은 “기사를 쓸 때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잘 하는 것”이라며 “내가 써야할 기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정확한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수(6학년) 군은 “독자들이 내 글을 이해하기 쉽고 글 쓴 목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어른스럽게 답했다.

이다혜(5학년) 양은 “기사는 육하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기사에 맞는 사진, 신속성, 정확성, 진실성 등 아이들은 다양한 대답을 내놨다.

이 중에는 기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도 많았다. 이다영 양은 “내 꿈은 원래 아나운서였는데 어린이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기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영 양은 “아나운서는 일어난 일들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반면 기자는 스스로 취재를 하고 취재한 내용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또박또박 설명했다.

기자단을 이끌고 있는 김영신 교사는 “아이들이 기사를 쓰면 학교 홈페이지 어린이기자단 코너에 직접 사진과 글을 올리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라며 “아직 기사쓰기가 서투른 아이들은 제가 다듬어 주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행복수레는 분기별로 발행된다. 제철초의 다양한 이야기와 소식들이 궁금하면 행복수레를 읽어보자.                              

인터뷰 | 송 유 완 (6학년)

사람들이 몰랐던 일들, 반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기록해서 알려주는 게 재밌다고 말하는 송유완 양.

유완 양은 “기사를 쓰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선별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진다”며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 고 문 언 (제철초 교장)

고문언 교장은 “원래 1년에 한번 씩 교지가 나왔는데 대부분 아이들 작품 위주로 실려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안타까워 교육 공동체 모두가 보고 싶어 하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학교 신문을 만들게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아이들이 쓴 기사만 싣는 것이 아니라 매 분기마다 주제를 정해 학교의 다양한 소식을 실어 홍보지 역할도 할 수 있게끔 했다”며 “행복수레가 발행된 뒤 제철초를 입학하고자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 교장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나를 비롯해 교감, 교무부장 등 기획회의를 통해 분기 주제를 정하고 애교심, 인성교육 등을 품을 수 있는 교육적인 신문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