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렵지 않아요. 젊음이 보약”
“실패? 두렵지 않아요. 젊음이 보약”
  • 이성훈
  • 승인 2013.04.08 09:57
  • 호수 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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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해 옷 가게 차린 세 청년들의 ‘희망 찾기’

 

 

왼쪽부터 라지민ㆍ상민 형제, 최재영 씨

180cm를 훌쩍 넘고 운동 꽤나 했을 것 같은 건장한 청년 세 명이 똘똘 뭉쳐 희망 찾기에 나섰다.

라상민(27)ㆍ지민(24) 형제와 최재영(26) 씨. 상민ㆍ지민 형제는 부산이 고향이고 재영 씨는 광주가 고향이다. 이들은 지난 5일 중동 써니밸리 아파트 맞은편에 옷 매장 ‘아베크롬비 & 피치’를 개업했다.

두 형제와 재영 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나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친분을 갖게 됐다고 한다. 또한 이야기를 하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도 알게 됐다.

상민 씨는 “세 명이 이야기를 하던 중 사업 구상을 논의하게 됐다”며 “이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며 최신 의류 동향, 앞으로 상품성 등을 철저히 연구했다”고 밝혔다.    

상민 씨는 부산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2년 전 광양으로 이사, 이곳에서 작은 주점을 운영한 바 있다. 갓 제대한 동생 지민 씨는 경호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재영 씨도 작은 가게를 운영하다 접고 이번에 의기투합했다. 상민ㆍ지민 씨는 프로야구 롯데 광팬이고 재영 씨는 기아타이거즈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세 청년들은 “올해 롯데와 기아가 열리는 날 꼭 경기장을 찾고 싶다”며 “친한 사이지만 좋아하는 팀이 다른 만큼 우리 팀이 이길수 있도록 열띤 응원을 펼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젊은 나이에 일찍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실패도 맛봤다. 상민 씨는 “헬스트레이너, 주점을 운영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힘들었지만 인생에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재영 씨도 “장사를 해보니 천 원짜리 한 장 손에 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 청년들은 가게 오픈에 임대, 물품 구입 등 초기 비용에 1억원정도 들었다.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 세 명이 순수하게 목돈을 마련한 것이다.

재영 씨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그동안 피같이 모은 돈으로 가게를 개업했다”며 “고생한 만큼 꼭 보람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아베크롬비는 최근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라고 한다. 세 청년은 “앞으로 중고생을 주고객으로 삼고 마케팅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며 “가만히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장담했다. 

물론 이들이 앞으로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했다. 세 청년은 “성공 보장은 없지만 설령 실패하더라도 절대 좌절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장담했다.

이들은 “앞으로 굴곡도 많이 있고 공동사업을 하다 보니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삶의 현장을 배우겠다는 자세만큼은 꼭 간직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들은 “광양이 우리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제2의 고향이 되길 바란다”며 “하루빨리 경기가 풀려 소시민들도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날이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