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도 요청하면 기꺼이 해야지”
“다음에도 요청하면 기꺼이 해야지”
  • 이성훈
  • 승인 2013.04.08 09:13
  • 호수 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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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기간 동안 방송 봉사한 ‘조도식 다압 섬진이장’

조도식 다압 섬진이장

“하루에 몇 번 방송했는지 셀 수도 없어요. 사람 찾기, 불법 주정차 이동 안내, 분실물 찾기…몸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습니다.”

조도식 다압면 섬진마을 이장. 그는 지난 달 23일부터 9일간 열린 제16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에서 안내방송을 맡았다. 조도식 이장은 마이크에 직접 입을 대고 하는 방송이 아닌 휴대전화를 통해 방송 봉사를 했다.

휴대전화 방송 시스템은 종합상황실에 방송을 부탁하면 종합상황실에서 조도식 이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 내용을 알려준다. 그러면 조 이장은 내용을 숙지한 다음 휴대폰으로 마을 방송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 방송하는 것이다.

조 이장은 “축제 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송을 했다”며 “주말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휴대폰으로 방송을 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도 없었다. 조 이장은 “중마동에서 일을 보고 있을 때도 방송해달라는 전화가 와서 한 적도 몇 번 있었다”고 말했다. 워낙 안내 방송이 잦아 종합상황실에서도 조 이장에게 방송 부탁을 미안해할 정도였다.

그는 올해처럼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축제장에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놀랬다. 조 이장은 “올해는 비도 안 오고 따뜻한 날씨와 꽃도 만발해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왔다”며 “저도 집까지 차를 가지고 오지 못해 밖에 주차하고 걸어왔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축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방송은 사람 찾기였다.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바람에 단체 관광객들 중 이탈한 사람들은 일행이 어디에 있는지, 버스는 어디 있는지 헤맨 경우가 다반사였다는 것. 이밖에 주차 차량 이동, 부교 안내, 분실물 안내 등 온갖 안내 방송을 전달했다.

방송 안내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시끄러움이었다. 조 이장은 “방송할 때는 조용해야 하는 데 품바 공연 주변에 구경하는 사람들은 시끄러워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내 방송할 때는 자제 좀 해달라고 부탁도 했지만 그쪽에서도 사정이 있어서 조율하기가 어려워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었다”고 되돌아봤다.

조 이장은 매화축제기간 동안 너무나 바빠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농사에 소홀히 했다고 한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온 만큼 풍년을 기원하며 매실을 정성껏 가꿀 계획이다. 올해 섬진이장으로 취임한 조도식 이장은 “초보 이장으로서 더욱더 주민들에게 봉사하고 열심히 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이장은 “휴대폰 요금이 얼마 나올지 모르겠지만 따로 청구할 생각은 없다”며 “이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고 손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으면 큰 보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인파가 몰려 교통 등 불편하고 아쉬운 점도 있었겠지만 100만 관광객들이 매화축제를 통해 좋은 부분만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