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래그 처리 업체인 (주)이레코가 1년 7개월만에 복직된 노조 간부를 복직 이틀만에 다시 해고시켜 논란이 일고있다. 금속노조 광양지역지회는 지난달 30일, 광양제철소 내 (주)이레코 회사정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이레코 권재현 분회장의 재 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이레코 측이 노동위원회와 행정소송을 통해 복직이 확정된 권 분회장을 출근 이틀 만에 또 다시 해고했다”며 “이는 명백한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주)이레코가 권 분회장을 또다시 해고처리 한 것은 그가 지난해 금속노조의 한미 FTA 반대 파업과 관련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 확정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레코 관계자는 “권 분회장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본사 취업규칙 상 당연 퇴직에 해당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금속노조는 사측의 결정에 대한 반박으로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았을 때’라도 ‘구속되어 있는 근로자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의 구속이 해소되지 않은 내용의 유죄판결, 즉 실형판결을 받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1999.9.3 선고 98두18848 판결)

금속노조는 “집행 유예를 받아 근로제공 의무에 아무런 장애가 없음에도 자동퇴직 처리하는 것은 부당한 행위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 “권 분회장의 해고는 단체협약의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고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권재현 분회장은 “황당한 해고에 말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착잡하다”며 반발했다. 권 분회장은 “법원 판결로 복직이 결정됐는데도 징계절차 없이 이틀 만에 또 다시 해고통보를 한 것은 노조활동을 계속하는 한 복직시키지 않겠다는 사측의 탄압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금속노조는 또 “이 사건은 포스코 차원의 민주노총 사업장에 대한 표적 탄압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삼화산업 청산 방침, 덕산 조합 간부 세 명 해고, EG 테크의 기업별 노조 전환 및 교섭 거부에 이은 권 분회장의 해고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포스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주노총 사업장에 대한 표적 탄압의 연장선”이라며, 원직복직과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권 분회장에 대한 즉각적인 복직을 촉구한다”며 “이를 거부할 경우 법적 대응과 함께 투쟁을 점차 확대시켜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권재현 분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사측이 당시 산재요양 중인 권 분회장이 광양지역지회 수석부지부장에 당선된 것을 기점으로 세 차례에 걸쳐 복귀명령을 내렸고, 이를 따르지 않자 사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한 바 있다.
이에 권 분회장은 사측에 해고처분이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 제소로 맞섰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같은 사유의 해고조치가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에 해당된다며 권 분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0월 29일 원직복직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사측이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 지리한 법정싸움으로 번졌고 1년 7개월여 가 지난 8월 29일, 서울행정법원이 원고기각을 결정하고, 사측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권 분회장의 복직이 결정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