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초, 학생수 폭증으로 교실·운동장 태부족…학교-교육당국 ‘이견’
성황초, 학생수 폭증으로 교실·운동장 태부족…학교-교육당국 ‘이견’
  • 이대경
  • 승인 2024.09.30 08:30
  • 호수 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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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급증, 교육 환경 ‘악화일로’
성황초 “학생학습권 적극 보장하라”
당국, “절차·예산 수반돼야” 평행선

 

△ 성황초 운동장은 건물 개축 공사로 사용할 수 없다. 체육은 다목적 강당에서 대부분 진행한다.
△ 성황초 운동장은 건물 개축 공사로 사용할 수 없다. 체육수업은 다목적 강당(사진 오른쪽 건물)에서 대부분 진행한다.

성황초등학교가 성황·도이지구 아파트 입주에 따른 학생 폭증과 건물 신축 이슈가 맞물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결책을 두고 학교와 교육당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학생 교육권 침해를 지적하는 학부모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성황초는 2005년 재학생 65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2019년까지 학생 수가 꾸준히 늘어 100명을 돌파했다. 이후 2022년 362명, 2024년 9월 687명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3년새 6배 증가해 교육당국 예상치를 약 2배가량 넘어섰다.

골약동사무소 관계자는 “광양시는 하동군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여수시 묘도 LNG허브 터미널 사업 등의 중심에 위치해 앞으로 지속적인 인구 증가가 예상된다”며 “특히 젊은 학부모 이주가 많아 예측을 뛰어넘는 학생수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하급수적인 학생 수 증가로 필요 교실은 2005년 4개에서 현재 30개로 2029년에는 43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성황초는 이에 따라 영재교육원 노후 시설을 개보수해 교실을 확보하고 화단과 자전거 보관소 등을 철거한 자투리 공간에 임시 생태 텃밭과 간이 운동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교실 확보, 교육 당국 간 이견

안정된 교육 환경 제공, 우선 돼야

 

이처럼 매년 학생 교육 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학생 교육권 보장을 원하는 학교 측과 절차적 합리성, 효율적 자원 배분을 우선하는 교육당국간 입장 차이로 대책 마련은 늦어지고 있다.

광양교육지원청은 최근 계속되는 학생수 증가 추이가 2029년부터는 꺾인다는 데이터에 집중한다. 학생 총원 증가는 조립식 교실을 늘려 대응할 수 있으며 이후 남는 교실을 철거해 교육환경을 개선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성황초 측은 광양교육지원청 판단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학생의 권리를 높이는 관점이 아닌 학생 수용에만 중심을 둔 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로 대형건물 3개 동이 빽빽이 들어서고 그사이에 실외 주차장이 조성되며 운동장이 1/3가량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황용 성황초 교장은 “교육당국 계획은 급식실과 강당 이용시 학생들 위험이 크고 생태학습 특화 교육 등을 어렵게 한다”며 “학교의 제1 목표는 안정된 교육환경을 제공해 학생 심리·신체적 발달을 돕는데 있다”고 말했다.

 

△ 성황초등학교 3학년 학생 10여명이 생태텃밭에서 진행되는 체험학습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학교 옆 근린공원 활용 제안

광양청, 도교육청에 전달키로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학교 인근 근린공원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황초 측은 현재 광양시 소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해당 부지를 전남도 교육청에서 사들여 15학급 규모 신축건물과 지하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를 위한 행정절차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전남도, 도의회, 광양시, 시의회를 설득하는 데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광양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구상이 행정 절차상 너무 급격한 계획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필요하다면 가능성 여부를 분석해 운동장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건물 개축과 관련해 성황초와 계속 협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최근 들어 학생 수 폭증으로 문제가 심화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이다”며 “성황초 입장을 반영해 도교육청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성황초 총동문회와 학교 운영위원회, 골약동주민과 사회단체 등은 함께 전남도 교육청 방문과 교육감 면담 등을 적극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석진 성황초 총동문회장은 “교육 당국은 장기적 목표와 비전 없이 임시방편을 통한 건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학생 중심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내가 학부모라면 어떤 환경을 기대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4년 9월 현재 골약동 인구 1만1000명 가운데 0세부터 6세까지는 모두 1571명으로 내년부터 매년 200명 이상 성황초 입학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는 학생수가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