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 전체, 쓰레기장 방불케 해
市, “다회용기 성공적 입장” 빈축
광양시가 지난 전어축제를 두고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라고 자평했지만 실상은 행사장 곳곳에는 여전히 쓰레기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나 시 입장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광양시는 축제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4일 ‘제23회 광양전어축제는 1회용품 사용 없는 친환경 축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음식 판매, 체험 부스, 푸드트럭 등 14곳의 입점 업체에 1회용품 사용금지를 미리 안내했다고 밝혔다.
시는 해당 보도자료에서 “보통 음료, 음식을 포장할 때는 1회용품을 이용하나 예외 없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어축제장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음료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에서는 버젓이 일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닭꼬치 등 음식을 포장할 때도 다회용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포장용기 뿐 아니라 전어구이용 석쇠 등 일부 조리도구마저 사용 후 그냥 버려진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더 큰 문제는 축제장 전역에 갖가지 쓰레기들이 방치되면서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는 점이다. 쓰레기통도 충분치 않았을뿐더러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지 않아 음식물과 일회용기가 뒤섞여 버려져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 마을주민(70)은 “차 없는 축제로 진행한데다 쓰레기통도 없으니 사람들이 그냥 길가나 테이블만 보이면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며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있는데 이게 무슨 친환경 축제냐”고 성토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축제에 오신 분들에게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업체 관계자와 시청직원들이 일일이 업소들을 찾아다니면서 배부와 관리를 병행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일회용품을 쓰지 못하도록 계속 현장에서 독려했지만 특히 토요일밤의 경우 축제장에 인파가 많다 보니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밤늦게 술을 마시거나 하는 경우 그냥 길에 습관적으로 버려 지도관리가 힘들었다”며 “외부에서 가져와서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고 안내방송도 잘 들리지 않는 등 애로사항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각종 지적과 보완점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광양시는 되려 ‘일회용품 없는 성공적 축제’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놔 ‘전시행정’이라는 빈축마저 사고 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위한 시의 노력이 무게로는 1807kg을 줄리는 효과를 낸 것”이라며 “별도로 마련된 다회용기 부스를 운용해 세척 후 재공급하는 방식으로 재사용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한 시민(37)은 “일회용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아무데나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는데 도대체 어떤 모습이 성공적이었는지 모르겠다”며 “일부 사용했을진 모르지만 친환경 축제를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고 의문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