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문제없다” 업체 손
학교 측, 반발했지만 결국 ‘수용’
음악 교구 납품을 놓고 광양교육지원청과 이견을 빚어온 창의예술중학교가 피아노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갈등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창의예술중학교는 전남 유일의 공립 예술계열 특성화 중학교로 올해 3월 개교했다. 광양교육지원청은 학교 개교에 따라 조달청에 악기 및 엠프 등 음악 교구 구입을 위해 3억7000여만원의 물품 구입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문제는 개찰 결과 낙찰된 업체가 규격서와 차이가 나는 제품으로 변경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업체는 그랜드 피아노 4대를 포함 총 24대의 피아노 내부 부품이 목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피아노를 납품했다. 학교 측은 즉시 부품이 목재로 된 제품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서양언 창의예중 교장은 “플라스틱에 비해 목재로 된 제품이 소리도 우수한데다 실제 대회 피아노와 같은 환경이라 연습하는데 효과적”이라며 “플라스틱 제품의 경우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제품 일부의 변형이 자주 일어나 피아노를 수리해야 하는 상황이 잦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당국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입찰 과정에 특정한 브랜드의 제품을 명시할 수가 없고 규격서에 나온 사양과 동등한 제품일 경우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재 부품과 플라스틱 부품이 동등한 사양인지 아닌지로 시비가 옮겨졌지만 광양교육지원청은 결국 납품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업체의 낙찰금액이 공고 금액과 60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3억100만원으로 알려면서 납품을 따내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낮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존재한다.
이 같은 과정이 지속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예술가의 부푼 꿈을 안고 예술 특성화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피아노도 없이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고등학교에서 피아노를 빌려 수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탓에 충분한 연습시간 보장되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다만 창의예중 측이 교육지원청의 판단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창의예중이 최근 진행된 물품 검수검사에서 △건반의 터치감이 균일하지 않음 △음역대 밸런스가 맞지 않음 △음색이 맑지 않고 먹먹함 등의 의견이 담긴 조서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지원청의 큰 입장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장은 “물품 선정과정부터 계약까지 교육지원청에서 이뤄져 학교는 하나도 개입한 것이 없다”며 “학생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최상의 연습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으나 이미 한 학기나 지나 더 이상 늦추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