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분양 절대 안돼”…입주민-건설사, 갈등 재점화
“할인 분양 절대 안돼”…입주민-건설사, 갈등 재점화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7.01 08:30
  • 호수 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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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차량 통행 방해하다가 경찰 연행되기도
입주민 “건설사, 협의 없이 일방적 분양 재개”
건설사와 할인 분양 이견 커, 갈등 장기화될 듯

지난해 마동 한 아파트에서 논란이 된 ‘할인 분양’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히 해당 아파트 건설사와 입주민들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도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마동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할인분양’을 반대하며 이사오려는 차량을 제지하자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도로에 드러눕는 방법으로 이사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A씨가 경찰에 연행되는 등 상당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사를 시도했던 신규 입주자는 오후 8시경 이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아파트 입구에는 오전 10시부터 이사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입주민들은 ‘할인 분양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손피켓을 들고 아파트 지상 진입로를 막아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이 배치됐으며 서영배 광양시의장과 정구호 시의원 등이 현장을 방문해 입주민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해당 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은 앞선 지난해 10월 최초로 불거졌다. 갑작스런 부동산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전체 1100여세대 중 180여세대가 미분양되자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추는 일명 ‘할인 분양’을 시도했다. 기존 입주자들은 곧바로 “할인 분양을 반대한다”며 아파트 단지 내에 전단지를 부착하고 집회에 나섰다.

이에 건설사 측이 “할인 분양을 잠정 중단하고 재개시 입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올해 3월 할인 분양을 재개하면서 사태가 재점화됐다.

입주민들은 건설사가 약속을 어기고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할인 분양을 재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막는 방법 등을 동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입주 1년이 지나도록 하자보수 등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 점을 고려하면 잔여 세대 분양 후 아예 손을 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한 주민은 “지하 2층 주차장에 누수가 발생하는 것도 주민들 돈으로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금도 건설사는 입주민들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있는데 분양 후 건설사가 철수하면 하자 민원은 들어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측은 난감하단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대표회의에 개별세대 보상은 불가하다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협의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잔여 세대에 대한 이자 비용 등 지속적인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하자보수와 분양은 별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어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서영배 의장은 입주민 대표자들과 만나 중재안을 제시했다. 서 의장은 “입주민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일단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해선 안된다”며 “관계부서에서 건설사와 연락을 취해 입주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화’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사를 막는 게 법적으로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건설사는 일방적으로 할인 분양을 이어갈 것”이라며 “조속히 자리가 마련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