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성 질문 줄고, 자료 활용도 ↑
새로운 아젠다, 대안 등 제시 호평
광양시의회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정 질의에서 다양한 주제와 폭넓은 시각으로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냈다는 평이다.
광양시의회는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제322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시정 질의를 진행했다. 이번 시정 질의는 9대 의회 개원 이후 가장 많은 7명의 의원이 질의에 나서 시작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많은 의원들이 참여한 만큼 안전, 관광, 도시개발, 교통 등 시정 전반에 대한 다양한 분야가 질문대에 올랐다. 질문 내용도 의원 개인 지역구에 국한되지 않은데다 민원성 질문의 빈도가 대폭 감소했다.
특히 백성호, 송재천, 정구호 의원 등은 지역구가 중동, 마동, 성황 등 도심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농촌 관련 문제들을 짚으며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정 질의를 진행하는 동안 활용하는 다양한 자료도 눈에 띄었다. 질의와 관련된 자료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제작해 질의 내용을 처음 듣는 사람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정회기 의원은 문제점으로 지적한 실제 영상을 재생했고, 박문섭 의원은 직접 인터뷰한 음성을 이용해 동감을 얻었다. 서류를 가공하지 않고 활용한 탓에 내용이 전혀 보이지 않거나 사진만을 나열해 무슨 내용인지 알기 힘들었던 이전 시정 질의에 비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단순한 지적에 그치지 않고 대안 제시가 많아졌다는 평도 이어졌다. 첫날 질의에 나선 정구호 의원은 기존 관광 정책의 효과를 묻는데 그치지 않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반려동물관광’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했다. 당장 추진되거나 결정될 수는 없는 사안일지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해봄 직한 의제를 던져놓은 셈이다. 지난 3월에 이어 안전을 강조하고 나선 신용식 의원은 ‘인도 위 볼라드’ 문제를 꼬집었다. 지적에 그치지 않고 타 지자체 선진 사례를 빗대 개선 방향까지 제시했다.
자칫 눈총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는 발언들도 서슴치 않았다. 서영배(옥곡) 의원은 지난 시정 질의에 이어 재차 ‘광양시립영세공원’ 직영 운영을 주장하면서 “이해충돌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지만 계속해 제안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박문섭 의원은 가장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택시’ 문제를 짚으며 함께 고민해나갈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아울러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콜택시 근로자’들을 위한 녹음 전화기 설치 등을 요구했다.
다선 의원인 송재천, 백성호 의원은 경력을 토대로 능수능란하게 분위기를 휘어잡으며 시장과 관계공무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시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구체적으로 송 의원은 늦어지는 ‘이순신대교 해변관광 테마거리’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꼬집었으며 백 의원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전세 사기’에 대응하는 시의 정책 전반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다만 이번 시정 질의가 나아진 것과 별개로 몇몇 현실성 없는 제안이나 정해진 사안에 대한 재검토 요청 등 불필요한 내용도 섞여 시민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시정 질의를 지켜본 한 시민은 “시의원들의 질의 주제 선정도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 위주로 많이 진행된 것 같다”며 “질문하는 방법도 많이 나아져 이젠 초선의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