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만 본다는 말로 본질(本質)을 깨달았으면 번외(番外)의 잡다한 것들은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즉 허례허식(虛禮虛飾)이나 부정적인 저항감으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불가(佛家)의 가르침을 말한다. 명성이 높아 불자들이 누구나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노스님이 계셨다.
어느 날 한 불자가 가르침을 받고자 찾아와서 가르침을 글로 전해달라고 청(請) 하였다. 노스님은 “나는 글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불자는 실망하여 돌아서려 하자 승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진리는 하늘에 있는 달과 같고 문자는 그 달을 가르치는 손과 같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지만 손가락이 없으면 달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더니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것 같아 참 안타깝구나.” 이 말을 했다는 승려는 누구인지 모르나 대승불교(大乘佛敎)의 경전인 능엄경(棱嚴經)에 나오는 말이다.
이를테면 본질을 깨우쳤으면 번외의 것은 버려야함을 의미하며 부정적인 저항감이나 또는 본질과 상관없는 것들이나 군더더기 등으로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누군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 보인다면 일반적으로 손가락이 향하는 달을 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부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면 본질은 도외시한 채 그 형식과 수단에만 치우친다는 뜻이다.
의도적으로 그러는 사람도 있고 역량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엉뚱한 언행을 일삼는 것은 안타까운 사람들의 행동이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본다는 것은 목표를 주시하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달)이나 처지 보다는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의 의도된 것들을 말한다. 자신의 일에 올인 하는 집중보다는 남의 일에 지적 사항이 더 잘 보이는 것은 그만큼 타인의 일이라는(손가락) 것에 관심이 많다는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불교 경전에 나오지만 유교경전인 《대학(大學)》 〈정심(正心)〉장에도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는 말과 통하는 말이다.
이런 비슷한 말은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사람을 소개시켜주면 그 사람의 진실과 내면을 보기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즉, 재산이나 명성, 학벌 또는 지위만을 본다거나, 시험을 앞둔 학생이 교수가 강의하는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시험에 나오지 않는 지엽(枝葉)적인 것만 공부하는 일, 자녀의 실력은 헤아리지 못한 채 부모가 명문대만 가라고 고집하는 경우 등 많이 볼 수 있는 일들이다. 논어(論語) 술이(述而)편에 삼인행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라고 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의 좋은 점을 골라 그것을 따르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좋지 못한 점이 있다면 그것을 고친다.”는 말이다. 세 사람을 말하는 것은 나 그리고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못한 사람을 말한다.
공자는 나면서부터 아는 자는 최고 상급이고, 배워서 아는 사람이 다음이고, 곤경에 처해서 배우는 사람이 그다음이고, 곤경에 처해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최고 하급이라고 말한다. 어떤 상황이든지 무엇이든지 배우고자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할 리더들이 자신이 저지른 떳떳하지 못한 사건이 터지면 법망을 빠져 나가려고 하거나 사건의 핵심이 아닌 지엽적인 것을 내세우고 그 뒤에 숨어 피하려고 한다. 소위 말하는 물 타기 인데 사건을 흐리게 하여 피하려는 비열한 술책이다.
'견월망지’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진실을 흐리게 하는 말과 행동을 잘 구별하여 처신을 해야 함을 말한다. 요즘 가짜 뉴스가 너무 많다. 달을 보라고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달만 볼 것이 아니라 달의 본체를 똑바로 보라는 이야기다. 상대의 잘못된 것을 보고 약점을 잡아 지적을 할 것이 아니라 본질인 달만을 보고 판단은 내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