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 수첩·문구류 등 기록자료
분류작업 후 문화재등록 추진
이경모 기념관 건립 토대 활용
대한민국 기록사진의 거목인 고(故) 이경모 선생(1926~2001)의 필름과 카메라 등에 대해 유족이 광양시에 기증을 약속한 가운데 광양시의 향후 활용 계획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이경모 선생의 유족인 이승준 씨가 이경모 선생의 필름 5만여장과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 300여점, 노트와 문구류 등 기록자료 등을 광양시로 조건없이 기증하기로 했다. 저작권 사용권도 광양시가 갖기로 했으며 향후 시에서 추진하는 공공사업과 정책사업의 활용에도 동의했다.
이번 기증은 이경모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마음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시와 이승준 씨가 지속적으로 협의해 이뤄졌다.
기증원에서 서명한 이승준씨는 “기증한 자료들이 여러 방면으로 활용돼 광양시뿐만 아닌, 우리나라 사진사에 널리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우리나라 사진사에 귀중한 자료인 이경모 선생의 사진 자료를 기증해주신 이승준 선생께 감사드린다”며 “기증해주신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향후 국가등록문화재 등재 신청과 더불어 시의 문화사업들과 연계한 이경모 기념관 건립 추진의 토대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23년 상반기에 1회 추경을 편성해 예산을 확보하고 기증받은 필름을 분류·정리하는 작업에 돌입, 5만여장의 필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전체 자료의 순서를 식별하기 위한 메타정보 입력 및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는 202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아울러 노트 및 종군 수첩 등 각종 기록자료와 카메라는 향후 건립 예정인 이경모 기념관 소장자료로 생각 중이다.
특히 이경모 기념관은 2024년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시점에 맞춰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등록문화재가 되면 국비를 확보해 보다 나은 여건에서 자료를 보관·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현재 이경모 선생의 필름은 광양문화원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이승준씨 소유의 카메라 중 80여대는 광양읍 예술창고 ‘이경모 아카이브’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고 이경모 선생은 지난 1996년 11월 11일 개관한 동신대 영상박물관에 자신의 카메라 1500여대를 기증했고 같은 대학의 사진학과 객원교수로도 일한 바 있다.
해방정국에서 호남 신문사(전 광주일보 전신)의 사진부장을 맡아 유명한 여순사건 사진을 남겼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발기인을 역임했으며, 자랑스러운 전남인상 수상과 저서 ‘격동기의 현장’, ‘이경모 사진집’ 등을 발행하는 등 한국 사진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