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1건 58억 2000만원
의회 무시 ‘경고’로 해석
집행부, 의회 달래기 분주
광양시의회가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큰 폭으로 광양시 2023년도 본예산을 삭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3일간, 산건위는 6일부터 3일간 각각 소관부서에서 올라온 2023년 본예산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했다.
총무위는 이 과정에서 집행부가 요구한 2023년도 본예산 중 30건 40억6700만원을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총무위는 자원순환과 소관의 광양읍 합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비 10억8000만원 전액을 삭감했고, 광양시의 역점사업인 구봉산 관광단지 진입도로 개설사업비 6억4800만원도 모두 잘랐다.
특히 정인화 시장의 공약사업인 이순신장군 철동상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비 3억원도 전액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된 사랑나눔복지재단 출연금도 1억원 가까이 삭감했으며, 망덕포구 카페거리 등 조성사업비 6억원도 불인정했다.
산건위는 시장 요구액 11건 17억7400만원 중 17억5400만원을 삭감했다. 구체적으로 공원과의 백운제 둘레길 조성사업비 7억원과 도시재생과의 공모계획 수립 용역비 2억7000만원을 삭감했다.
도로과의 군도 6호선 개설공사 타당성 조사용역비 2억8100만원과 군도 11호선 확장 타당성 용역비 2억원, 시설관리과의 구봉산 전망대 카페 리모델링비용 1억1000만원 등을 삭감했다.
이처럼 상임위 단계에서 많은 예산이 삭감된 배경에 대해 총무위 소속의 한 시의원은 “시민에게 어떤 사업이 도움이 될 것인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예산을 심의했다”며 “총금액은 연연하지 않고, 예산 낭비 측면과 장기적 안목 등 다방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답변에도 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예산삭감이 집행부에 대한 시의회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의 배경에는 서영배 의장의 발언이 있다. 서 의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제314회 광양시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집행부의 의회 무시를 질타했다.
그는 “시민을 존중한다면 지방의회도 존중해 달라”며 “법령이나 제도에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 행정절차는 반드시 이행하여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행정절차가 빠진 예산편성, 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결코 간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집행부와 소통 부재, 각종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회 절차 무시 등 그동안 쌓여왔던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를 눈치챈 듯 광양시도 분주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시 집행부는 12일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고, 이튿날인 13일에는 정인화 시장이 서영배 의장과 송재천 예결위원장을 찾아가 예산통과에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예결위는 16일 현재 상임위를 거쳐 넘어온 2023년도 본예산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에 대해 심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