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역에서 ‘젊은 교육도시 광양, 아이 양육하기 좋은 광양’이라는 문구가 여러 곳에 큼지막하게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전국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보육재단이 있다. 올해 재단 출범 5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필자는 2018년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연구’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바가 있기에 더욱 주의 깊게 재단의 행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시 작성했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니 5년이 흐른 지금 실행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으로 구분이 된다.
2019년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전국 최초 보육 관련 국 수준의 교육보육센터를 신설하고, 2021년 광양시육아종합지원센터를 개관한 바 있다. 또한 시는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에 25억원의 출연금을 지원했고, 시민과 기업 및 단체는 52억원을 후원해 총 77억원의 후원금이 모금되었다. 현재 2021년 4월 기준 정기후원계좌(CMS)는 3만 계좌를 초과 달성해 매월 1억여원의 기금을 적립하는 재단으로 성장했다.
2022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40% 목표 달성을 위해 국공립 확충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질 높은 보육 서비스와 공보육 활성화를 위해 최근 3년간 16개소를 추가 확충해 2022년 7월 25일 기준 29개소를 운영 중에 있다. 이는 전라남도 기초자치단체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의 국공립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이다.
또한 전국 최초로 2021년부터 어린이집 만 0세 반과 장애아 반에 대해 교사 1명이 돌보는 아동 수를 배치기준인 3명에서 2명으로 조정하는 ‘반 정원 조정 담임교사 인건비 지원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2022년에는 23억 원의 사업비를 추가 투입해 만 1세 반까지 시행하고 있다.
2021년 광양시 보육 관련 예산은 전체 광양시 예산액의 6%인 640억원으로, 이는 인구가 2배 정도 인근 자치단체의 보육 예산과 비슷한 규모이다. 개인도 자신의 소득을 어느 곳에 어떤 비율로 지출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재정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알 수 있듯이, 광양시의 보육 관련 예산은 이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광양시는 시의 보육정책 방향과 어린이보육재단 등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며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과제 중에 재단에서 앞으로 실행해야 할 과제를 2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광양시 어린이 보육정책을 설계하는 싱크 탱크 역할이다.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조직도를 보면, 이사회 명단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재단에 대한 전문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광양시육아종합지원센터의 조직도를 보면, 센터장(육아지원센터팀장)이 표기되어 있다.
이를 유추해보면 교육보육센터의 팀장 직급의 공무원이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무원의 업무 능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공무원은 순환보직 형태로 주기적으로 업무가 변경되기 때문에 행·재정적인 지원 등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유아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센터장의 경우 개방형 직위를 통해 유아교육 전문가를 공채하여 전적으로 운영을 위임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수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임용을 참고 사례로 검토해보길 바란다.
둘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추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 대상 아카데미 운영(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예비아빠학교, 예비엄마학교 등), 교사 소진 예방 및 회복 프로그램 등이다. 위에서 기술한 지난 5년 동안의 어린이보육재단의 업무추진 내용을 보면 대부분 재정을 투입해서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의 5년은 첫 번째 과제로 말씀드린 것과 연동하여 유아교육 전문가를 센터장으로 초빙하고 부모, 교사, 지역민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단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내실 있고 진정한 교육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추진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