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자 관리 어려움, 문화유산 지정 희망
주민 “소중한 지역 자원…시민 관심 필요”
산 좋고 물 좋아 살기 좋은 고장인 광양시 진상면 섬거리의 민간 고택 ‘운산정사’(雲山精舍)가 관심을 끈다.
동남향의 운산정사는 광양시 진상면 신시2길에 위치하며 동쪽에 진상면사무소와 파출소가 있고 서쪽으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다. 남으로는 진상시장이 있고 북으로는 진상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의 중심이다.
전면 5칸반의 전통한옥 양식을 보이는 이 집은 1940년에 건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 면적은 100.83㎡(약 30평)에 둘레가 80㎝, 지름이 30㎝에 달하는 기둥들이 기와 지붕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이 집은 진상면장을 지낸 서희수 씨가 지난 1940년에 지었으며, 목재는 강원도 속초에서 베어낸 소나무를 소달구지와 뗏목으로 운반해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건립 당시 본채는 살림집으로, 사랑채는 양조장으로 약 20여년을 사용하다 진월우체국장으로 정년을 한 선형국 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 집은 이후 선형국 씨의 장남인 선준규 씨에게 상속됐고, 현재는 선씨의 부인인 박점순 씨(前 진월우체국장 역임)가 소유하고 있다.
이 건물은 진월면 차동마을의 용암세장을 지은 목수가 지었다고 전해지는데, 용암세장에서 보여지는 툇마루 형식이 이곳에서도 발견되는 등 오래된 전통양식의 아름다움이 곳곳에서 보여진다.
다만 원형이 다소 변형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선형국씨의 차남인 선상규씨(재단법인 국민체력센터의원 이사장)은 “가족의 역사가 있는 건물이 풍상 속에 쇠락해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현재 집을 관리하는 형수님 혼자 힘으로는 어려움이 많아 지방의 문화유산으로 관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상면 100년 역사서 발간을 준비 중인 이태상 전 진상초 교장은 “우리 지역에도 과거 수백년 된 고택이 있었지만 수몰되거나 사라졌다”며 “현재 남아있는 고택은 지역의 문화자원으로 활용될 잠재력이 큰 만큼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광양시가 지정하는 향토문화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학술적·역사적·예술적 의의를 갖거나 사적이나 경승지 등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또 의식주, 생업, 신앙, 풍속, 관습과 이에 사용되는 의복, 가구, 가옥 등으로써 인간 생활의 변화에 따른 흐름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민속자료일 경우 지정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들 중 하나에 해당할 경우 광양시장은 전문가로 구성된 향토문화유산보호관리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할 수 있다.
광양시가 현재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민간 고택은 진월면 차동의 용암세장이 있다. 용암세장은 2015년 2월 17일 광양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