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행복찾는 시민들
가던 길 멈추고 봄날의 정취 만끽
10여년 전부터 벚꽃 명소로 이름을 알려온 광양 가야로에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만개하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광양 가야로에는 연분홍 벚꽃이 도로 양쪽으로 피어났다. 두 팔을 벌려 터널을 만든 벚꽃은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이곳에서 1년 중 가장 화려해지는 시기는 3월 말과 4월 초로, 이 기간에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멀리 경남 지역에서도 상춘객이 찾아온다.
올해에도 남편과 함께 이 길을 찾았다는 광양시민 이모씨(40)는 “코로나 때문에, 교대 근무 때문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몇 년 동안 함께 하지 못한 것 같은데 올해는 단둘이 내가 사랑하는 길을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은 내가 가야로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오늘 벚꽃 여행 코스도 알아서 준비했다”며 “가야로를 지나 금호동 백운대 코스였는데 그 맘이 고마워서 벚꽃 구경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곳에서는 DSLR, 미러리스 같은 묵직한 카메라를 챙겨 다니는 사람도 가끔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봄나들이객들은 가볍고 사용이 편리한 스마트폰 하나로 벚꽃 풍경을 부지런히 담는다.
또 다른 시민 김모씨는 “팝콘처럼 팡팡 터진 벚꽃들을 배경으로 내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떤 표정, 어떤 각도, 어떤 구도에서 좋은 사진이 나오는지 공부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뽀얀 벚꽃길에는 저마다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장년들의 유년 시절을 자극하는 요구르트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벚꽃 구경을 하고 있고, 자동차를 타고 가다 잠시 멈춰 꽃구경을 하는 연인들도 눈에 띈다.
광양은 가야로 외에도 멎진 벚꽃 명소가 많다.
광양의 4대 벚꽃 명소로는 광양읍 서천변과 금호동 백운대길, 광영동 가야로, 진월면 신아리 휴게소 뒤편이 손에 꼽힌다. 햇살 좋은 날 점심시간은 말할 것도 없이 좋고 저녁엔 조명을 밝혀주는 서천변과 금호동 백운대가 제격이다.
소속의 한 문화관광해설사는 “여러분도 어서 벚꽃이 지기 전에 인생 사진을 남기러 떠나시라”며 “우리 가까이에 벚꽃 명소는 너무나 가까이 있고 사진을 찍는 덴 그리 어려운 기술과 오랜 시간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고 강조했다. 이혜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