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귀농귀촌 협회’에서 봉사 활동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10시부터 작업은 시작되지만 시골집에 들러 작업에 필요한 복장을 갖추고 가려고 평소보다 더 부지런을 떨었다. 네비의 도움을 받으며 출발했는데 10분 후 도착이란다.
이런~! 너무 빨리 나왔다.
고개 하나 넘으면 옥곡면 대죽리가 있다는 걸 착각하고 출발을...
9시 20분에 현장에 도착 했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 저곳 구경을 하며 맑은 물이 흐르는 대죽리 하천(河川)을 따라 걷는데 '오동 마을' 표지석이 보인다. 마을 입구의 정자(亭子)에 앉아 회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정자를 품은 느티나무 그늘이 여느 마을의 당산나무와 다르게 느껴져 나무 앞에 붙여진 글을 지세히 읽어 봤다.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 받은 나무였다. 수령 340년.
허리도 꼿꼿하고 피부 색깔도 고운 걸 보면 천년은 끄떡 없어 보인다.
수 백년간 한곳에서 지켜본 마을의 비밀(갑순이와 갑돌이의 거시기)을 입 밖에 내지 않은 우직함도 마을을 지키는데 큰 몫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참여한 회원 모두가 손 세정을 하고 체온 측정기 앞에 섰다. 다행히 부적격자는 나오지 않았다.
작업 도구를 지급 받고 회장님의 말씀이 이어진다.
“날씨가 뜨거우니까 무리하지 마시고 쉬엄쉬엄 하세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합니다”
회장님의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뒤 쪽에서 누군가가 낮게 속삭인다
“농장 주인을 생각해서 열심히 하라고 하셔야죠.”
작업 현장에 도착 했다.
회원들의 빠른 손놀림 덕분에 호미가 지나간 자리마다 잡초 더미가 쌓여간다.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그들을 치우는 일을 맡은 김재승 회원의 등줄기에 흐르는 땀이 애처롭게 느껴질 때 쯤 아이스크림이 배달됐다.
1기 수료생인 김승섭 회원께서 마음을 열어 주셨다. 난 코로나 정국에는 메로나를 먹어야 한다며 한참을 뒤적거려 메로나를 찾았다.
오늘 28명의 회원이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는 가급적 실외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모임체 활성화 계획을 갖고 있는‘광양시 귀농 귀촌 협회’는 2015년에 창립되어, 현재 100명의 회원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창립 초기에는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교육과 선진농가 견학 위주로 활동을 했었지만 지금은 지역민들을 위한 재능 기부와 협회의 소그룹인 동아리 모임이 주축이 돼 봉사 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활동 하고 있다.
년 광양시 귀농 귀촌협회 임원은 △회장 나성용 △부회장 최정욱 △감사 정상심 △홍보부장 서순미 △사무국장 이선정 등이다.
이우식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