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광양-묘도 진입도로 교량인가, 터널인가
<쟁점>광양-묘도 진입도로 교량인가, 터널인가
  • 이성훈
  • 승인 2006.10.19 12:41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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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의회-전남도, 첨예한 의견 대립 전남도, “예정대로 교량 설치하겠다”
시의회, 교량 추진할 경우 “주민감사 청구 불사”광양ㆍ여수산단간 진입도로 개설사업은 여수시 월내동~묘도~광양시 금호동에 진입도로를 설치하는 것으로 4차선 도로에 약 9km의 진입로가 건설된다. 이중 여수~묘도의 교량은 1610m, 묘도~광양은 3610m의 교량이 들어선다. 교량 높이는 평균해면 기준으로 77m이며 사업비 9205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전남도지사가 사업주관을 맡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04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교량으로 채택했으며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기본계획 용역을 마쳤다. 전남도는 오는 10월 시공업체를 선정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광양시의회는 지난달 13일 광양-묘도간 교량설치에 따른 건의서를 제출하고 교량을 해저터널로 변경 또는 백지화, 여수-남해간 한려대교도 해저터널로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시의회는 23일 전남도로부터 여수-광양간 국가산단 진입도로 개설과 관련한 회신을 받았다. 회신내용을 살펴보면 전남도는 기본계획용역 과정에서 해양수산부와 광양-묘도간 해상교량의 선박 운항 안전성 평가 협의 및 의견을 전부 반영했으므로 해저터널로 변경은 곤란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처럼 광양-묘도간 진입도로 개설사업을 두고 광양시의회와 전남도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어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양시의회는 잇따라 광양ㆍ묘도간 진입도로는 교량이 아닌 침매터널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전남도는 이미 이에 대한 검토는 끝마쳤기 때문에 예정대로 교량을 설치하겠다고 고수하고 있다. 광양시의회 남기호 의장은 “교량설치를 할 경우 광양항 발전은 후퇴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며 “침매터널 건설외에는 진입도로를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최근 이 지역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광양-묘도간 진입로에 대해 전남도와 광양시의회의 쟁점을 살펴봤다.<편집자주> 교량 설치, 광양항 문제점은 무엇인가
광양시의회는 교량을 설치했을 경우 크게 다섯가지 이상의 문제점이 나타난다며 교량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시의회는 첫째, 현재 전남도에서 검토한 교량설치의 기준은 1만2천TEU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장래에 이보다 큰 컨테이너의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양항의 경우 1만2천TEU 선박인 로테르담 유로맥스사의 선박이 지난 2003년에 완공, 출입하고 있다. 시의회는 결국 전남도에서 검토한 선박 기준은 2003년도의 것으로 현재 1만5천TEU를 비롯, 1만8천TEU 선박까지 계획, 검토중에 있다며 전남도의 근시안적인 행정을 비판했다.  1만2천TEU 이상 대형 선박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9월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을 개발해 독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학계에서는 1만5천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둘째, 선회장 인근에 교각이 설치됨으로 추가로 선회장을 설치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시의회는 또한 현수교의 접속교량 설치로 광양제철소 및 중마 공유수면 매립지 주변에 일반부두 설치가 불가능 하다는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넷째, 교량구간을 통과했을 경우 충돌위험 문제도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기호 광양시의회 의장은 “교량구간을 통과할 경우 약 4노트의 저속으로 교량을 통과해야 한다”며 “교각설치 위치가 1단계 GICT터미널 부두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선박을 정지할 경우 슬라이딩을 하는 거리가 길어 안벽 또는 부두에 작업중인 선박과 충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남 의장은 “이런 위험으로 선사는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항상 고마력의 예인선을 대기해야 하는 결과가 생긴다”며 “이는 결국 물류비 증가로 광양항 기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교량 건설은 결국 광양항을 지역항만으로 축소 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현재 부산-거제간 연결도로는 민자를 유치해 해저 침매터널로 설치, 통항선박 지장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남 의장은 “광양-묘도간 진입도로는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면서도 단순한 예산절감을 빙자해 교량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 광양항을 지역항만으로 축소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전남도, 충분히 검토했다
전남도는 광양시의회의 침매터널 주장에 대해 “교량 건설을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한 일이다”고 반박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기획예산처, 한국개발연구원, 용역회사, 학계 등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직접 검토했다. 두 번이나 시물레이션 실험을 해본 결과 선박이 지나가는데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저터널도 검토했으나 지형적인 조건, 경제성 등을 감안해 바람직스럽지 않았다”며 “전남도에서 내린 독단적인 결론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입로 설치는 대형 국가 산업인데 이런 위험성이 있다면 국가에서 과연 다리를 놓을 수 있겠느냐”며 교량설치에 대해 시의회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남도는 “기본계획 용역에서 교량설치구간에 해양수산부와 통과선박 운항 안정성 평가에 대해 협의한 결과 문제가 없다”며 예정대로 교량설치를 실시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기획예산처와 총사업비 조정협의를 완료하고 조달청에 턴키공사 발주를 의뢰중이다”며 침매터널로 변경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남도-시의회,  침매터널 입장 이렇게 다르다
광양-묘도간 진입로 개설 시 침매터널 설치를 두고 전남도와 광양시의회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전남도는 광양-묘도간 침매터널을 설치할 경우 △침매터널설치시 갱문위치 선정을 위한 노선 연장의 증가 △해상교량에 비해 공사비가 164% 증가해 예비타당성을 재검증 해야 하는 점 △침매터널 설치시 통항선박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해상터널 내에서 차량 사고로 인한 화재 발생시 야기되는 문제점 등을 들어 해상교량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그러나 현행 예산으로도 충분히 침매터널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남기호 의장은 현행 사업비인 6천억원 수준으로 침매터널을 설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시의회는 침매터널 설치 가능성에 대해 △지질조사결과 사업비 최소화 가능 △침매터널로 최단거리 시공과 제철소 부지 토공 시행으로 인한 사업비 절감 △경남 통영 제작장을 활용한 침매함 제작 △터널내 화재 등 대형사고에 대비한 환풍통로 별도 설치 가능 등을 들어 침매터널 설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남 의장은 “침매터널로 할 경우 예산이 약간 높게 책정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산이 아닌 침매터널을 설치하느냐 마느냐가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기간이 조금 늦춰지더라도 미래의 광양항을 생각한다면 결코 침매터널 설치가 무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남 의장은 이어 “광양항은 국가 항만기능으로 활성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장래를 내다보지 않고 관광성 등을 염두해 교량을 설치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광양-묘도간 진입도로, 앞으로 어떻게 되나
현재 전남도의 입장을 살펴보면 조달청에 턴기공사 발주 의뢰를 준비중으로 오는 10월 업체를 선정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침매터널 주장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의회는 우선 다음주 월요일 임시회에서 집행부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남기호 의장은 “이렇게 막대한 공사를 두고 전남도나 광양시는 단 한번도 의회측에 교량 건설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성토했다. 시의회는 또한 시민ㆍ사회단체들을 설득해 시민들에게 광양-묘도간 교량 건설의 부당함을 알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북아 중심항만인 광양항의 미래를 내다보고 사업이 추진되도록 전남도지사를 면담해 교량 설치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재검토를 요구할 방침이다.
시의회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부에 주민감사청구를 실시하거나 턴키공사집행 업무 중지가처분 신청 등으로 정부를 압박해나갈 예정이다. 
“광양·여수 지역 이기주의로 번져서는 안돼”

광양-묘도 진입로 관련, 사회단체장 간담회서 다양한 의견 제시

광양시의회 남기호 의장은 5일 시의회 상담실에서 광양지역 사회단체장 10명을 초청한 가운데 광양-여수간 국가산단 진입도로 설치와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사진> 남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광양-묘도간 진입도로는 침매터널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의회 입장을 전달하고 사회단체장들의 조언을 들었다.

광양YMCA 박치현 시민사업부장은 “자칫 잘못하면 이 문제가 여수, 광양 시민들의 지역 이기주의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오해가 없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장은 이에 “절대 지역간의 감정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다”며 “여수-묘도간의 교량설치는 시의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남 의장은 이어 “다만 광양-묘도간 진입로를 설치하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침매터널로 가는 것이 우리들의 입장이다”며 “절대 지역감정으로 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광양참여연대 박형배 운영위원장은 “전남도와 해수부 관계자, 해당 전문가 등을 초청해 토론회를 펼쳐 시민들에게 교량 설치에 관한 입장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남 의장은 이에 “다음주 월요일 임시회때 집행부로부터 진입도로 설치에 관한 의견을 듣겠다”며 “이후 전남도 관계자, 전문가 등으로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순천광양상공회의소 서호기 총무부장은 “광양의 배후부지가 활성화될 경우 출퇴근 시간의 정체현상에 대한 문제와 침매터널을 설치할 경우 향후 20만 TEU 이상 선박이 들어올 때 해저를 더 파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남 의장은 이에 대해 “배후부지가 활성화 된 후 정체현상이 생긴다면 어느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남 의장은 또한 “선박이 커지면 배의 깊이 보다는 길이와 너비가 넓어지는 것”이라며 “준설계획고를 미리 확보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입력 : 2006년 04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