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랑방‘작은 도서관’활성화 방안’<1>
‘우리동네 사랑방‘작은 도서관’활성화 방안’<1>
  • 이성훈
  • 승인 2018.05.04 17:49
  • 호수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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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보던‘작은도서관’, 주민참여와 봉사 공간으로 활력 찾는다

전국 작은도서관 6500여 곳…양적 성장만큼 과제도 많아

 

우리나라 229개 지자체에는 총 6000여개 이상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의 생활공간 가까운 곳에 있어 지식정보 및 문화서비스를 누구나 손쉽게 제공 받을 수 있는 소규모 도서관을 의미한다.

작은도서관은 주민의 자율적인 참여와 봉사로 만들어가는 지역공동체이자, 책과 사람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진 생활 친화적 공간이다. 주민들이 책을 읽는 장소뿐만 아니라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고 각 도서관마다 특성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삶의 질에 항상 기여하고 있다. 광양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기획취재‘우리동네 사랑방‘작은 도서관’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작은도서관 활성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전국 지자체별로 우수 도서관의 사례를 취재할 계획이다. 첫 번째 주제로 작은도서관의 의미와 우리나라 작은도서관의 실태, 과제 등에 대해 알아보고 광양시에 있는 작은도서관의 운영 현황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의 생활공간 편의성과 접근성으로 공공도서관과 연계하는 소 분관 내지 서비스 포인트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 주민 생활밀착형 도서관 서비스를 통해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보완하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지역통합 서비스와 연계하는 것이 작은도서관의 역할이다.

최근에는 거리상의 이점을 활용해 지역단위 주민 밀착형 생활문화 공간으로서 사랑방 역할을 수행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 제55조의 2(주민공동시설) 에 따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단지에 작은도서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 제55조의 2(주민공동시설) 에 따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단지에 작은도서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교육과 문화 공간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민이 수혜자인 동시에 자원 활동 등을 통한 공급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의 설립과 운영이 크게 증가했는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작은도서관은 전국적으로 6455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광양시는 28개가 있다. 지자체별로 평균 20개 이상의 작은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작은도서관 지원 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정비, 작은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기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적성장 부쩍, 질적 성장은 미흡

 

주택법에 따라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이 양적으로 많이 성장하고 있으나 질적 성장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부족을 보완하는 생활밀착형 독서문화공간으로 주목받으면서 양적 성장을 계속해 현재 전국에서 6455개의 공사립 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이 지역주민의 생활밀착형 도서관으로 호응을 받아 도서관 이용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시설, 장서, 인력, 교류협력, 이용자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운영상태가 부실한 도서관이 많아 도서관 이용자 서비스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갖추도록 하는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작은도서관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더딘 이유는 전문적으로 도서관을 관리할 사서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사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도서관 운영현황에 따르면 작은도서관 4개관 중 1개관은 직원 없이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0개관 중 1개관 이상 운영인력이 전혀 없어 작은도서관 운영을 제대로 관리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도서관을 전담할 운영인력의 배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작은도서관 설립 기준에‘공립 작은도서관에 사서를 1명 이상 둘 수 있다.’고 되어있지만 강제성이 없다. 이에 ‘사서직원을 1명 이상 두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변경하기 위한 설립기준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순회사서 확대

도서관 등록 기준 상향 조정 필요

 

시설 및 장서가 부족한 작은도서관에서 생활밀착형 도서관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운영자들의 역할과 역량이 매우 중요하므로 업무를 전담할 사서 인력 배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작은도서관을 지원할 수 있는 순회사서 사업의 확대 운영도 요구되고 있다. 전문적인 도서관 업무를 담당할 사서가 없는 작은도서관이 대다수라 작은도서관의 운영 및 관리가 미흡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작은도서관 순회사서 지원 사업을 확대 실시하는 것이다.

순회사서를 통해 작은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운영자와 자원봉사자에게 도서관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이나 기술을 알려주는 등 사서 인력 강화가 전국적으로 절실한 상황이다.

작은도서관의 법적 등록기준 상향 조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도서관법의 작은도서관 등록 기준은 1994년 제정된‘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의 문고기준(면적 33㎡, 열람석 6석, 장서 1000권)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결국 생활밀착형 독서문화공간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기에 매우 미흡한 상황이므로 작은도서관의 등록기준 상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공립 작은도서관은 지자체에서 설립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제대로 된 공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립기준과 인력 등 운영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작은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공립 작은도서관을 설치한 후 운영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지자체는 작은도서관의 설립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운영에 대한 점검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마다 전국 작은도서관을 평가하고 있다. 지자체는 F등급을 받은 도서관은 현장점검을 통해 운영을 개선하거나 폐관조치를 해 방치되는 도서관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양시 작은도서관 28곳

 

현재 광양시 문예도서관사업소에 등록된 작은도서관은 모두 28곳이다. 광양읍 대림아파트 미리내 도서관, 매화주공아파트 반딧불 도서관, 금호동 작은도서관 등 공립형과 광양읍 송보 7차 꿈나무 작은 도서관, 중동 풍성한 교회 등 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립형, 마을도서관과 학교마을도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매화마을 주공아파트 작은 도서관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실버 영화극장’을 꾸준히 열어 화제가 됐다. 2016년부터‘어르신들의 추억을 찾아드립니다’라는 주제로 매달 2일 실버 영화극장을 열었던 매화마을 작은도서관은 영화 상영을 통해 어르신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송보7차 꿈사랑 작은도서관은 방학때마다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과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그림책 놀이, 한자보물찾기, 역사보드게임, 앙금 플라워 요리교실 등 총 8개 과정을 운영했다.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팀으로 구성된‘도미노 완성게임 대회’. 방학기간 동안 주어진 책을 읽고 소감 말하는‘책 서평 이벤트’등으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방학을 보낼 수 있었다.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어린이 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마지막 수요일엔 작은도서관 똑똑똑’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도서관에서 책 보수 만들기, 창작 둥지 만들기’체험을 시작으로 질 높은 독서 문화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았다.

광양시의 올해 작은도서관 예산은 약 8000여만원으로 순천, 여수, 나주, 목포 등 다른 시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시는 3월부터 12월까지 작은도서관 진흥법과 광양시 지방보조금관리 조례 등에 의거 열악한 운영환경에서도 자립 운영의지가 있는 사립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심사평가를 통해 기본 운영비를 지원, 주민 밀착형 생활문화 공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곳당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다른 지자체의 작은도서관 운영 현실처럼 잘되는 곳도 있고 미흡한 도서관도 있다. 관련 법령에 의거, 일정 기준을 갖추고 자생적으로 생겨난 도서관이기 때문에 운영이 부실하다고 해서 폐관하기에도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소통의 공간이 되는 작은도서관이 문 닫는 일 없이 주민들의 문화사랑방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지자체의 관심이 더욱더 높아야 한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