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읍 매화아파트 주변과 광양중학교 삼거리 등 광양읍 원도심을 중심으로 가로수 아래 보도블럭이 심하게 들떠있어 행인들의 보행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도시미관을 흐리고 있다. 광양시는 대책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데 정작 관할 부서들은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천변·서천변로·서평로 등 광양읍 도심에 식재된 가로수는 왕벚나무, 느티나무, 모감주 나무, 이팝나무 등 7600여 그루로 이중 매천요양원 등 서평로 일대는 나무뿌리가 인도의 중앙까지 침범해 보도블록이 심하게 들떠 있어 시민들이 보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루, 이틀 만에 보도블록이 들뜨지는 않았을 터, 녹지사업소와 도로과에 확인해보니 양 부서 모두 상황을 알고 있었으나 후속조치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었다.
도로과 관계자는“작년에 녹지과에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했으나 언제 보냈는지 정확한 시기를 기억하지 못했다. 녹지과 관계자는 이에“그런 공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 하지만 누가 해도 될 일인데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양 쪽 모두 상황을 알고 있었고“누가 해도 되는 일 아니겠느냐?”고 말하면서도 왜 지금까지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다.
녹지과 관계자는“임야나 일반 토지 같은 장소는 식재공간이 자유롭고 토양이 좋아 뿌리가 퍼져나가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로수는 식재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장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매화아파트 근처는 보도폭도 많이 좁고 심어 놓은 지가 오래되어 생장을 하면서 뿌리와 가지·줄기가 굵어졌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가지 상층부 등 노출된 부분은 잘라 낼 수가 있지만 뿌리와 같은 하층부는 돌출되기 전 미리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잔뿌리를 정리해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등 다른 문제가 수반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로수를 심을 때부터 미관에만 치우치지 말고 수종과 생장흐름, 나무 크기 등을 고려해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영석 (주)남도임업 대표는“세월이 흘러 나무가 자라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식재된 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보도블록이 일어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느티나무는 이팝나무, 모감주나무 보다 생장이 빠르다.
나무보호대 크기를 똑같은 크기로 하지 말고 수종별 생장흐름에 따라 크기를 차별화 하는 등 처음 식재할 때부터 꼼꼼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천요양원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은 “뿌리가 퍼져 인도 중앙까지 블록이 심하게 들떠있다. 걷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좁은 인도의 가로수 밑에 쓰레기까지 버려지고 있다”며“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지나다니기가 매우 불편하다. 빨리 조치를 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말, 도심경관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가로경관 향상과 녹색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올해까지 시가지 31㎞ 구간에 48억원을 들여 가로수를 심거나 수종을 교체해 새로운 도심경관을 조성한다는 가로수 식재 장기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가로수 가운데 생육상태가 불량하거나 생김새가 좋지 않은 나무는 수종을 갱신하고 토양개량과 생육 공간 확대 등을 통해 생육환경 개선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했다. 광양시의 가로수 관리에 대한 다양한 계획이 계획으로 그치지 않고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서로 미루지 말고 부서 간 소통과 협업을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인도를 활보 할 수 있도록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