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시 읽는 월요일
  • 광양뉴스
  • 승인 2018.02.02 18:40
  • 호수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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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김정석

 

•전남 해남 출생

•광양시 금호동 거주

•광양문인협회 회원

•시집‘별빛 체인점’

 

 

별빛 체인점

 

주인 닮아 관절통을 앓는 의자가 자꾸 삐그덕거립니다

아이들이 깰까봐 스위치를 내리자 장미알 전구가 소리를 팽팽하게 잡아당겨

어둠 속으로 끌고갑니다 

 

수저가 고단한 하루를 펴는 살강 안

고단한 나의 허리도 함께 눕히고 싶습니다

쉽게 떨어지지 않던 나쁜 생각들도 그릇에

엉겨 붙은 밥풀 따라 기명물에 잠겨

하루를 씻어 내려 합니다 

 

먼 나라에서 욕심으로 데려온 별 두 개가 달게 잠들어 있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덮어주어도 잠결에 차버리는 이불처럼 가난을 무서워하지 않는 녀석들

고맙고 기특해서 애비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아내 옆에 슬며시 누워봅니다 

 

왼종일 소문으로 무성하던 골목도 빛을 하나 둘 걸어 잠그는 시간,

떠돌던 먼지들도 하루를 마친 물건들

위에 내려앉아 쉬고 있습니다

커튼 틈새를 비집고 겁 없고 싱싱한

풋별들이 덤벼듭니다 

 

몸 안의 피들은 아랫도리로 몰려서

자는 척 돌아누운 아내의 굵은 허리를 힘주어 안아봅니다

또 다른 별을 훔쳐 올 음모로 방이 바쁘고 더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