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전수관 하나 없이 지역에서 외면당하는 광양‘버꾸놀이’가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한판 벌였다.
지난 9일, 광양 버꾸놀이 전수자 양향진(53)씨가 사곡 본정마을에서‘제1회 북치고 박치기 대회’라는 이름으로 펼친 이번 놀이마당은 생가죽과 나무로 만든 악기와 전통악기를 다루는 서울, 대전, 광주, 영광, 여수, 순천 등에서 온 개인과 단체 16개팀이 참여했다.
양향진 전수자는“잊혀져가는 광양 ‘버꾸놀이’를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교육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준비한 대회였다”며“내년부터는 전국의 농악애호가들을 대상으로 더 많이 알리고 준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를 위해 멀리 영광 우도농악팀(전라남도 무형문화제 17호)과 서인석 악기장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2호)등이 참석해 대회를 빛냈다. 장고와 북을 만들며 4대 째 100년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서인석 악기장은“광양 버꾸놀이는 남도의 전통농악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영광 우도농악을 넘어서는 훌륭한 전통 농악이다”며“이런 전통문화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작 지역에서 외면당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인석 악기장은 직접 제작한 1000만원 상당의 악기를 이번 대회에 후원했다. 고영석 본정마을 이장은“다른 지역에서 인정받는 우리 지역의 전통놀이가 동네의 작은 행사로 치러지는 것이 아쉽다. 지역에 다른 무형문화재가 있다고 해서 문화재 지정 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며 “버꾸놀이는 양향진 씨의 아버지 양일주 어르신이 다섯 살 때부터 동네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몸으로 익혀왔고, 대를 잇고 있는 광양의 무형문화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광양 버꾸놀이의 북 놀이는 북의 복판과 상단과 하단의 나무테두리를 두드리는데 나무테를 두드리는 소리가 특이하고 아름답다.
북을 치는 사람들의 몸 동작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흥겨워 광양 버꾸놀이판에서는 앉은뱅이도 벌떡 일어나 춤을 춘다는 말이 있다. 여러 차례 남도문화제에 참가하여 우수상, 장려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