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 등의 환경 문제가 떠오르면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광양시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사업 공모를 통해 ‘광양시 1호 전기 자동차 민간 이용자’가 된 황찬우씨를 만나 전기 자동차 사용 후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황찬우씨와의 일문일답.
- 어떤 계기로 사용하게 됐나?
사회 복지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후원자 개발과 행사 참여 등 주행량이 좀 많은 편인데 전기차를 타면 연료비가 상당히 절감된다고 들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한 게 첫 번째지만 차량의 매연이 심각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에 환경 파괴로 인한 인류의 생존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세대가 다음세대를 위해 준비하지 못한다면 자녀가 불행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안사람이 광양시에서 5대에 한해 공모를 통해 지원해준다는 정보를 듣고 공공형으로 신청했다. 아무래도 대외적으로 활동 많은 단체에서 운행하면 전기차에 대한 홍보 효과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공모에 대한 경쟁이 쎌 것이라 생각했는데 충전소 설치문제로 인해‘아파트 거주자’들은 실질적인 이용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아파트는 다중이용시설이기에, 전기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 세대에게 이용 동의서를 받고 주차장 한 칸을 전용으로 써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 비용은 얼마나 들었고, 유지비는 얼마정도인가?
현재 기아자동차의 ‘소울’을 타고 있는데 처음 부담금을 1500만원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차 가격 자체만해서 4500만원으로, 시 지원금 1600만원(차량구매비용 1200만원, 충전기구매비용 400만원)과 기아자동차 자체 할인 비용을 빼더라도 3000여만원이 들었다. 부담은 됐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전을 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전기차’확산을 위한 솔선수범을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 3개월 정도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는데, 평소 40-50만원에 이르던 유류비가 10만원 선으로 절감됐다. 이틀에 한번 정도 3시간 전기 충전을 하고 있는데 한 달 전기요금(전기차 충전기 요금은 단독 부과된다)이 7만원정도 나온다. 이마저도 최근 정부에서 50%할인해준다는 공지를 받았다. 15분 급속 충전기를 할 경우 보통 7000원정도가 든다.
일반 차와 달리 보닛을 열어보면 배터리 외엔 별다른 장치들이 보이질 않는다. 때문에 엔진오일교환과 같은 자질구레한 수리비가 거의 안든다는 얘길 들었다. 여기에 기아차에서 10년간 배터리 무상 보증을 해줬다.
- 사용해보니 어떤 점이 좋은가?
경제적이고 에너지와 공해유발효과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오르막길에서는 전기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만 신기한게 내리막길을 가면 자동으로 전기가 생산돼 충전이 된다. 무엇보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 대부분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정보가 많이 없는데, 전기차 탄다고 하면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 이제는 내가‘전기차 전도사’가 됐다. 또 지나가는 사람이 깜짝 놀랄 정도로 소음이 없다.
시내 주행 위주로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타면 최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한번 충전으로 190km까지 갈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 이용해 보니 160km 정도 나오더라. 20km정도 남았을 때 충전하는 편인데, 이 정도면 일과시간동안 순천, 여수, 광양 정도에서 충분히 일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 아쉬운 점은?
충전이 문제다. 기름은 5분이면 넣고 끝나는데 전기차는 집에서 충전하려면 3시간 이상 걸린다. 밖에서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보통 30분 정도는 걸린다. 현대인에게 30분은 긴 시간인데, 어디를 갈 때면 충전을 위해 걸리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한다. 여기에 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너무 불편하다.
정부에서 고속도로휴게소에 전면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아직은 고속도로 진입하기가 두렵다. 한번은 입시생 태워서 대전을 가는데 오전 11시까지 시험 보러가야 했다. 찍어보니까 전주까지 밖에 못가더라. 전주에 들러 충전을 할 생각으로 이 시간까지 계산해 오전 7시에 출발했다.
전주까지 가도 20km정도 남아야 안심이 되는데, 가속을 조금 했더니 배터리 소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때문에 정속 주행으로 전주까지 갔다. 문제는 전주 시내에서 차가 막혔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변두리에 세워놓고 택시를 불러 대전까지 12만원주고 타고 갔다. 겨우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차 찾으러 다시 전주로 내려와 충전소를 찾았는데, 충전소를 가니까 충전소가 문이 닫혀있더라.
최근 이용자가 없고 고장 나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빨리 수리해달라고 말하고 다른 충전소를 찾았다. 다행히 이마트 안에 있었다. 하지만 충전소 안내 간판이 하나도 없어 주차장을 한참 돌다 사무실에 가서 물었더니 직원들도 모르더라. 물어물어 3층 주차장 가장자리 코너에 있는 충전기를 찾아 3시간동안 충전해서 왔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오니까 밤 9시가 됐더라.
전기차를 공급하기 이전에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몇 군데만 해놓고, 막상 가면 관리가 안돼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지자체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써도 되냐고 문의하면 관공서 소속차만 쓰는 거라는 답변이 돌아오니, 황당했다.
광양에도 중마터미널과 광양읍에 충전소가 3개정도 있다. 그중 한 개는 덕례리 넘어가기전 기아자동차 판매 센터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도 거의 거미줄 쳐있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사용할 수가 없었다. 직원들 조차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주로 기아자동차 영업점 안에 충전소가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밤이 되면 셔터를 내려버려 이용할 수가 없다.
특히 전기차는 방전이 되면 무조건 견인을 해야 하니까 불안감이 크다. 핸드폰 보조 배터리 팩 같은 게 개발 될 필요가 있다. 차안에 여분의 충전기가 있으면 운전자나 동승자나 마음이 좀 편할 것같다. 정부가 점진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 갖고 있으니까 아마 개발이 될 거라 믿는다. 또 충전이 오랜 시간 걸리는 것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전기차 이용해보니 향후 5-10년내에 자동차 산업 자체가 큰 변혁을 맞을 것 같다. 모든 국민이 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정부에서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더욱 관심을 갖고 전기차를 애용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