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항만공사가 요구한 24열 컨테이너크레인 설치를 위한 예산 360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에서 빠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 예산은 최종적으로 국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기 때문에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는 길은 남아 있다.
지난 1일 열린 항만공사 국감에서 이종배 국회의원(새누리당, 충북 충주)은 광양항의 열악한 항만인프라을 지적하고 24열 크레인 설치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 김승남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고흥 보성)은“22열 크레인의 경우 1만5000TEU급 이상 선박의 화물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의 하역작업에 어려움이 있어 기항 기피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물동량의 유출과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24열 컨테이너크레인 설치가 시급하다”면서“컨테이너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정책과 병행해, 제철, 석유물류, 에너지, 농산물, 자동차 등 백화점식 물류활동을 추구하는‘복합물류항만’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열 크레인 설치는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계속해서 선박의 크기가 대형화 되는 상황에서 하역장비도 커야만 대형선박이 입항을 한다. 하지만 광양항에는 24열 크레인이 단 1기가 설치돼 있다.
부산신항의 47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1만 8000급 이상의 초대형선박이 20척이 운항되고 있고, 건조 예정인 선박도 2018년까지 69척나 된다.
광양항에는 초대형선박이 2013년에 7척, 지난해에는 41척이 기항했다. 2018년에는 64척이 기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예상은 24열 크레인이 추가 설치돼야만 가능하다는 전제에서다. 선사 입장에서는 항만의 24열 크레인 보유 여부가 기항지 선택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24열 크레인 미보유로 인해 선사들이 기항을 회피하면 경쟁항만에서 도태될 수 있다.
일본 고베항, 대만 카우슝항 등 사례와 같이 거점항 입지가 한번 상실되면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다. 광양항은 지난해 234만TEU를 처리해 전년대비 2.3%의 증가율에 그쳤다. 그러다보니 부두운영사들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화물 수용량이 전국 2위에도 불구하고 채선률이 전국 4대항만 중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기준채선률이 5.03%, 손실금액이 총114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4열 크레인 미설치로 인해 2014년 기준으로 직접적으로 년 63억원, 간접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면 602억원의 부가가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4열 컨테이너크레인은 설치비용이 1기에 120억원이 든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기씩 총 3기(360억원)의 크레인 설치 예산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해수부가 수립한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광양항은 경부축 교통체증 완화, 내륙운송비 절감과 동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건설됐다.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Two Port 정책)을 병행해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의 지원의지 부족으로 부산항은 멀리 달아났고, 인천항이 턱밑까지 추격해와 언제 3등 항만으로 전락할지 모른 상황이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하역 작업 어려워 … 국회 심의 과정서 확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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