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으로 입항한 한 베트남 선원이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후 잠적했다.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이는데 광양항의 보안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광양출장소는 베트남 선원 A(28)씨가 지난 2일 오전께 배에서 내린 후 귀선하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A씨가 승선한 배는 지난 1일 오전 광양제철소 고철부두에 입항했으며 지난 오전 4일 광양항을 떠났다.
베트남에 있는 선원공급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입항 후 국내 지인에게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은 현지 가족들의 증언과 SNS 게시글 등을 토대로 평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 불법 취업을 선망해오던 A씨가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A씨는 선원 자격으로 여러 차례 입국한 경험이 있어 국내 실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한 A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으며 A씨가 승선한 선박의 선장에게도 선원관리를 소홀한 책임을 물어 범칙금을 부과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A씨가 어떤 경로로 경계를 뚫고 외부로 나갔는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광양항에 선원자격으로 입국한 경우, 선원들은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상륙허가증(15일 가량 체류 가능)을 발급받아야 육지로 나올 수 있다.
상륙허가증은 선박대리점(선사에서 관리하는 선박 관련 업무 대행업체) 직원들이 선원들의 여권 등을 가지고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광양출장소를 방문해 발급받아 선원들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A씨는 상륙허가증을 받지도 않았으며 하선시 경비업체의 검문검색을 통과하지도 않았다.
부두 내 편의점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것을 끝으로 A씨의 행적은 CCTV에 잡히지 않았으며 본 사람도 없어 생사여부 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에 광양항 경계 및 검문검색 등 보안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선원 근무지 무단이탈 사건은 불법 취업이나 살인, 총기·마약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해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광양항에서는 아직 이같은 일이 거의 발생하고 있진 않지만 부산, 목포, 제주 등 대규모 항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브로커를 낀 집단 근무지 무단이탈 사건들이 광양항에서도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이에 대해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152명의 청경과 특경이 3조2교대로 순찰을 돌고 193대의 CCTV를 통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유감”이라면서 “아직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광양항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앞으로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및 경계 체제를 더욱 강화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께 무단 근무지 이탈 후 미복귀
저작권자 © 광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