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순간, 이게 바로 ‘인연’이라고 느꼈죠”
“처음 본 순간, 이게 바로 ‘인연’이라고 느꼈죠”
  • 이성훈
  • 승인 2013.03.11 09:48
  • 호수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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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이 맺어준 아름다운 한 쌍 백현호ㆍ우아련 부부


“재작년 광양 국사모가 발족했을 때 공연을 했었는데 서로가 처음 봤어요.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딱 왔지요.”

우리지역 출신 국악인인 백현호ㆍ우아련 부부. 백현호 씨는 판소리를, 우아련 씨는 가야금을 전공하며 부부가 서울에서 공부하고 후배들을 가르치며 열심히 국악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부부의 인연은 한 순간에 맺어졌다. 2011년 10월 광양 국사모가 발족했을 당시 공연차 참석했던 두 사람은 한눈에 보고 운명을 직감했던 것. 더군다나 아련 씨는 현호 씨보다 여섯 살이나 많았다. 백 씨는 “운명이 통할 것 같은 예감이 드니 나이는 상관없었다”며 “공연을 마친 후 서울에서 각자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조금씩 만나며 미래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부부는 아직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다. 우아련 씨는 “호칭은 그냥 서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둘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보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럽다”며 수줍어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인 백현호 씨는 광영초 3학년 때부터 국악을 배웠다. 호기심으로 광영초에 다니던 중 사물놀이를 배웠던 그는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리를 배우며 명창의 길에 접어들었다.

국립 국악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예술사 및 전문사를 졸업한 백 씨는 그동안 제27회 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부문 명창부 최우수상, 제37회 MBC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부문 장원, 제3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할 정도로 판소리 차세대 주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백 씨는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다. 부녀지간의 애절함과 봉사들이 모두 눈을 뜨는 장면을 통해 희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목 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힘쓴다”며 “아내가 늘 잘챙겨주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백 씨는 “앞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국악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며 “대중들과 호흡하고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판소리 스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판소리 하면 ‘백현호’라는 이름을 들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양성해 우리 소리의 위대함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아련 씨는 서초-광양여중-광양여고와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중앙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가야금을 배운 우 씨는 현재 송도국악아카데미(SㆍGㆍA) 대표와 가야금 4중주단 ‘여우별’ 대표를 맡으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를 이수한 우아련 씨는 “우리세대가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특히 국악의 중요성이 더욱더 절실해 진다”고 강조했다. 우 씨는 “앞으로 거대한 포부보다는 인재도 육성하고 전국대회 참가, 학업 등 다양하게 활동해 국악을 널리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는 “고향을 찾으면 늘 정겹게 대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며 “열심히 활동해 고향도 빛내고 앞으로도 광양에서 공연하는 기회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백현호ㆍ우아련 부부의 아버지는 시청 공무원 선후배 관계이다. 백현호 씨의 아버지는 현재 광양시청 기획감사당당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백계만 설계심사 팀장이다. 우아련 씨의 아버지는 우동근 전 광양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며 현재 GSH 광양서울병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에 광양 국사모 회장으로 취임한 추선신 씨는 백현호 씨의 어머니다.

백계만 설계심사 팀장은 “아들이 항상 긍정적이고 무엇이든 한 번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며 “아들 내외가 앞으로 오순도순 잘 살면서 국악 보급과 후배들을 많이 양성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