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요? 깨어서 꾸는 꿈이죠”
“음악이요? 깨어서 꾸는 꿈이죠”
  • 정아람
  • 승인 2013.02.12 09:18
  • 호수 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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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학원에서 희망을 찾는 박은솔ㆍ정다운 씨

 

정다운씨.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인순이 ‘거위의 꿈’>

저녁 7시.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데 광양읍 성당 근처는 벌써 적막하다. 적막함 사이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걸어온다. 그들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바로 광양읍 성당 맞은 편 2층에 위치한 이든뮤직보컬학원.

이 곳 이든뮤직보컬학원에는 보컬이 꿈인 사람만 오는 곳이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아이돌을 보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 오는 초등학생, 회식자리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직장인부터 실용음악과를 목표로 실기연습을 하는 학생, 그저 노래가 삶의 낙이라서 오는 어르신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던 지난 7일. 하지만 올 겨울이 가장 따뜻하다는 새내기 여대생들이 있다. 백석예술대와 한국국제대 실용음악과 13학번 새내기 박은솔ㆍ정다운(20)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학원에서 보컬을 배운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서이든 이든뮤직보컬학원 원장은 “박은솔ㆍ정다운 학생이 처음에 왔을 때는 기본을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며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기대가 된다”고 칭찬했다.

두 여학생의 꿈은 노래를 부르면서 앞으로 음악을 더 사랑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 서기까지 부모님이라는 현실에 부딪히고 말았다. 부모님들은 이들이 간호사가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두 학생은 아무리 부모의 바람이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부모 뜻을 따르자니 꿈이 울고 꿈을 따르자니 현실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두 학생은 자신의 꿈을 키우기로 했다. 부모님에게는 한없이 죄송할 따름이다. 이들은 꿈을 이뤄 부모님들께 미안함을 보답하기로 했다. 가수라는 거창한 연예인 보다는 노래를 좋아하고 앞으로 노래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든보컬학원에서 꿈을 키우는 박은솔씨(우).

박은솔 씨는 “음악을 하고 있으면 그냥 행복해요. 그냥”이라며 “하고 싶은 것을 잘 하고 있으니 부모님들도 이젠 제 꿈을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다운 씨는 “꿈을 향해 한 발 더 다갈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며 “만약 음악이란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마주했다면 지금처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순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어려운 점도 많고 미래가 불투명해 조바심이 날 때도 있지만 행복할 수 있어서 좋다”며 “진짜 내 모습으로 내 삶을 개척해 나가서 훗날 후회 없는 삶으로 살았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이들은 말한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로 그것. 그것을 하라고. 머릿속에 마음속에 그리지만 말고 이뤄나가라고. 내 마음이 행복해야 비로소 온 세상이 행복하다고.

인순이 ‘거위의 꿈’을 즐겨 부른다는 박은솔ㆍ정다운 씨. 그들의 눈앞에 거위의 꿈처럼 어렵고 힘들지만 활짝 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이든보컬학원에서 꿈을 그리는 사람들.

추운 겨울 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든보컬학원. “여기만 오면 웃을 일 밖에 없어요” 한 학생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