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총파업 출정식 예고…교섭은 곳곳서 난항
건설노동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무파업으로 진행됐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집행부는 7월 총파업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는 터여서 금융위기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지역건설현장에 짙은 먹구름이 예상된다.
이 같은 쟁의행위 결의는 6차까지 이어져 온 교섭에서 회사측인 전문건설사협의회 소속 업체 대부분이 불참하거나 참석한 회사와의 교섭도 지지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건설노조는 오는 25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그 결과에 따라 27일 파업 출정식을 갖고 빠르면 내달 3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상급단체인 전국플랜트노조의 쟁의돌입 수순과 같은 과정이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운영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데 이어 20일부터 25일까지 쟁의 찬반투표, 26일 개표 일정을 확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노사관계 진전이 없는 한 전동경서노조의 파업이 명확해 지고 있다. 더나가 울산이나 포항지부의 교섭도 곳곳에서 난항을 빚고 있으며, 충남지부의 경우 사측이 파업을 전제로 한 교섭에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 파국으로 치닫고 있고, 전북지부의 경우 교섭해태로 12개사를 고소하는 등 소속지부의 교섭상황도 파업 우려를 더욱 짙게 하고 있다.
현재 임단협을 동시 진행하고 있는 전동경서노조는 지난해 대비 임금 9%인상을 노조안으로 내놓고 있으나 사측은 경기침체를 이유로 들어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교섭의 진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아직 임금인상에 대한 회사안을 노조에 전달하지 않은 상태인 데다 차기 교섭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원 지부장은 “몇 차례 교섭과정에서 회사측의 불참이나 불성실 교섭으로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임단협 교섭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포함하는 쟁의행위를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의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해와 같이 파업 없이 임단협을 원만히 타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섭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르다”며 “하지만 소속지부 어느 한 곳도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는 곳이 없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파업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실질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비추어 동결이나 실질적 삭감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에 노조는 임금인상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건설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무엇보다 대규모 개발현장의 공사 중단사태가 우려된다. 우리지역을 살펴보면 연인원 5천여 명이 투입되는 포스코 후판공장과 동서측배후단지, 신금산단, 익신지구, 마동택지지구, 국도2호선 대체우회도로 건설 등 지역 인프라 확충과 관련되거나 막대한 개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건설현장의 공사차질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황학범 기업투자지원과장은 “건설노사의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파업으로 갈 경우 지역경기를 이끌 대규모 공장건설이나 도로망 확충 등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역경제를 위해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합의를 도출해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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