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황매실, 오크향과 어우러져 명주로 빚어진다
광양 황매실, 오크향과 어우러져 명주로 빚어진다
  • 김호 기자
  • 승인 2024.11.01 17:56
  • 호수 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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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브랜디 ‘섬진강 바람’…맛·품질 뛰어나
국내 최초 매실 브랜디 탄생, 고급 명품 기대
섬진강의봄, 지역민 사랑받는 향토기업 이념

 명품 광양매실과 광양 백운산 고로쇠를 보유한 광양시. 반면 광양시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변변한 지역 특산품(특산물가공제품)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매실이나 고로쇠를 재료로 한 특산물가공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또한 끊이지 않았다.

특히 광양시는 대한민국 명품 광양매실을 활용한 주류 가공품 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시도도 해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지역의 이름을 내건 명품주 개발과 이로 인한 명성과 높은 수익 창출 효과까지 이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던 광양시에 광양매실을 주원료로 한 브랜디(Brandy) 생산공장이 2년여 전에 유치돼 진월지역에 공장을 열고 제품생산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섬진강의봄(대표 이종기 박사)’이 그 주인공이다.

섬진강의 봄에서 애주가들에게 선보인 브랜드는 ‘섬진강 바람’이다.

㈜섬진강의봄에서 제조 판매 중인 브랜디 ‘섬진강 바람’.

 

명품 광양매실로 빚은 브랜디 ‘섬진강 바람’을 숙성시키는 오크(아래)와 화이트(위).
명품 광양매실로 빚은 브랜디 ‘섬진강 바람’을 숙성시키는 오크(아래)와 화이트(위).

 

 

브랜디 섬진강 바람은 ‘오크’와 ‘화이트’ 두 종류가 있으며, 알코올 함류량은 △오크 ‘40도·24도’ △화이트 ‘40도·20도’ 등으로 생산된다.

‘오크’는 증류 원액을 오크통에서 숙성해 매실의 향과 함께 부드러운 오크향을 느낄 수 있어 하이볼 베이스로 활용하기 좋은 브랜디다.

또한 ‘화이트’는 증류 원액을 항아리에서 숙성해 담백하고 깔끔한 매실향을 느낄 수 있다.

광양시는 ㈜섬진강의봄에서 생산되는 브랜디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광양시의 숙원이기도 했던 고급 명품주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양주 권위자 이종기 박사

국내 최초 매실 브랜디 개발

㈜섬진강의봄은 국내 최고 양주 권위자로 불리는 이종기 박사가 대표이사로 이끌고 있다.

한번쯤 들어봤고 지금도 유명한 위스키인 패스포드, 씨그램 진, 윈저 등 국산 양주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이종기 대표.

지난 1982년 두산씨그램에 입사해 국내 위스키를 연구하면서 앞서 언급한 위스키들을 개발하기도 했던 이종기 대표는 이후 2006년 경북 문경에 ‘오미나라(회사명 제이엘)’를 설립했다.

이종기 대표는 5년여의 연구와 노력 끝에 자체 개발한 주류제조법으로 오미자, 사과를 활용한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오미자증류주 고운달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와인과 브랜디를 생산해 오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오미나라’는 2023년 ‘농림축산부에서 주최한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순수 국산 명품주 탄생을 알렸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최고 양조 장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종기 대표가 광양매실을 이용한 고급특산품 발굴을 숙원하던 광양시가 만나 섬진강이라는 이름을 붙인 매실로 만든 국내 최초 지역 명품주를 탄생시킨 것이다.

국내 최고 양주 권위자로 불리는 ㈜섬진강의봄 대표이사 이종기 박사.
국내 최고 양주 권위자로 불리는 ㈜섬진강의봄 대표이사 이종기 박사.

 

광양시, 매실 가공품 개발 간절

이종기 박사, 대체 열매 절실

‘㈜섬진강의봄’이 광양에 자리 잡게 된 계기는 매실 가공품 개발이 간절했던 광양시의 적극적인 구애에서 비롯됐다.

광양시와 행정업무와 공장 설립, 섬진강 바람 제작 판매 등 ‘섬진강의봄’을 총괄하고 있는 오규식 부사장은 “광양에 자리를 잡고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광양시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오규식 부사장은 “약 3년 전쯤 광양시에서 찾아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광양 매실임에도 이에 걸맞은 매실 특산품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매실을 원료로 한 명품주를 개발해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침 본사가 있는 경북 문경의 당시 ‘오미나라’도 기후변화 때문에 사과 가격이 오르고 오미자 생산량이 점차 감소해 매실 연구 등 새로운 원재료 발굴 중이었다”며 “때마침 광양시가 이 같은 제안을 해와 손을 맞잡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 ‘섬진강의봄’을 총괄하고 있는 오규식 부사장.
△ ‘섬진강의봄’을 총괄하고 있는 오규식 부사장.

황매 향, 어떤 과일도 못 따라와

세계적인 술, 대부분 지역 기반

㈜섬진강의봄 기업 경영이념은 지역의 특산물로 천하 명주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민과의 상생을 우선 가치로 두고, 더불어 지역 문화 창달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오규식 부사장은 “잘 익은 황매실의 그윽한 향은 어떤 과일도 못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비교할 수 없는 그 향을 술에다가 넣을 수 있다면 대단한 명주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명주가 광양에서 생산된다면 이보다 더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와인이나 일본 사케 등 명주 양조장 대부분이 지역에 기반을 두면서 그 지역에서 나온 농산물을 가공해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명 주류들 대부분이 대형 양조장 체제로 구축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부사장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과 생생하면서 지역문화에 녹아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광양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에 나가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뜻밖의 큰 호응과 호평도 받았다. 앞으로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향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호 기자

TIP.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주는 위스키(Whiskey)와 브랜디(Brandy)다. 위스키는 곡류를 주원료로 발효하거나 증류해 만든 술이고, 브랜디는 포도 등 과일류를 주원료로 증류해 만든다. 흔히 브랜디는 꼬냑(Cognac)으로 대변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꼬냑은 프랑스 남서부 샤랑트주에 위치한 마을 이름으로 꼬냑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를 주원료로 하는데 맛과 향이 좋아 브랜디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진월면에 마련된 ㈜섬진강의봄 생산공장 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