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섬진강 라이더 ‘필수 코스’ 입소문
시와 함께 즐기는 커피 ‘낭만과 역사’ 공존

전어로 유명한 광양 망덕포구에는 조금 특별한 가옥이 위치한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관하고 있던 그의 친우 정병욱 선생의 가옥이다. 서시, 별헤는 밤 등 대표적인 명시(詩)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포구 산책길을 걷다보면 특별한 공간이 하나 더 눈에 띈다. 바로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카페 동주’다.

여느 카페와 다를바 없는 이 아담한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운영방식’에 있다. 주민들이 공모부터 운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의 목적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1년 동안 바리스타 자격증, 조리사 교육과정 등을 취득하고 직접 파트 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지선 씨(28)도 선소마을에서 나고 자란 ‘찐 선소청년’이다.

이웃주민들이 바리스타로 근무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금새 마을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목욕갔다 오는 길에, 운동하러 나온 길에, 일하는 중간중간에 들러 음료 한잔과 함께 오가는 수다가 정겹게 느껴진다. ‘카페 동주’의 커피는 단순한 한 잔이 아니라 주민들의 소식을 전하는 ‘종달새’ 역할까지 하는 곳이다.
평균 65세가 넘어가는 시니어 바리스타들이지만 커피 맛은 유명 카페에 비해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산미가 강하지 않고 구수한 향이 나는 원두를 선택해 호불호가 없는 깔끔한 커피 맛을 선보인다. 별헤는밤에이드, 서시대추차 등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시그니쳐 메뉴도 인기가 좋다.

음료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근처 직장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면사무소나 광양동부농협 등 근처 관공서 직원들이 점심식사 후 필수로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망덕포구를 찾아온 관광객이나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 드라이브 하러 나온 사람들로 인해 주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가 생기면서 바로 옆에 위치한 ‘윤동주 시 정원’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카페를 찾은 고객들이 생소한 비석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시 정원 위치가 적절치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손님들이 손에 음료 한잔 들고서 시비에 적힌 시를 천천히 읽어가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카페 정면으로 보이는 옹벽에 미디어아트로 커다랗게 새겨진 윤동주 시도 하나의 볼거리다.
김지선 매니저는 “처음엔 음료 이름도 생소해하던 마을 어르신들이 바리스타를 취득하고 카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삶의 재미를 느끼시면서 높은 열정을 보여주고 계신다”며 “이 분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바로 마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다와 접한 시원한 풍경에 낮에 방문해도 좋지만 일몰이 질 무렵 2층 테라스에서 마을 방향을 바라보면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며 “주민들과 함께 협의하고 계속되는 변화를 통해 마을의 사랑뿐만 아니라 광양의 명소로 자리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소마을 무접섬’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에는 판옥선을 만들고 어영담 현감이 왜군을 물리쳤던 장소. 전국에서 최초로 살아있는 전어를 유통하면서 광양을 전어의 고장으로 만들어준 장소. 전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가 머무르는 장소. 이젠 그 곳의 역사를 ‘카페 동주’가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별 하나에 추억, 사랑, 쓸쓸함, 동경, 시, 어머니를 담았다는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망덕포구를 걸으면서 ‘카페 동주’에 들러 당신의 별 하나에 커피 한잔 담아보길 추천한다.
상호 : 까페 동주
주소 : 광양시 진월면 선소중앙길 68-25
영업시간 : 매일 9:0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