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출신 프로골퍼 정상인 프로(31)가 지난 2022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풀시드 확보에 이어 내년 시즌(2024년)한국프로골프투어  풀시드를 또다시 획득해 화제다.

정상인 프로는 1000여명의 KPGA 투어프로(정회원)들이 출전해 11일 동안의 라운드(경기)를 통해 약 50명을 선발하는 치열한 시드전을 통과했다.

KPGA 시드전은 △예선 3일 (1차 QT(퀄리파잉 토너먼트)) △중앙예선 4일 (2차 QT) △본선 4일 (FINAL QT)로 진행된다.

최종 선발돼 투어카드를 획득한 50여명의 투어프로는 내년 상반기에 있는 대회에 우선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또한 이후 리랭킹이라는 제도로 하반기 시합의 출전 유무가 정해진다.

정상인 프로는 “2022년에 이어 또다시 내년 투어 카드를 확보하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주변 분들의 응원과 많은 도움이 힘이돼 다시 올라오게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 인생에서 골프는 등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여곡절 많은 골프의 인생처럼 등산도 오르막과 내리막 같은 산 능선이 있지만 한 능선씩 오를 때마다 펼쳐지는 경치는 아주 짜릿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꼭 정상에 완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상인 프로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광양백운고를 졸업하고 20살이 되던 해였다.

당시 중마동에서 골프피팅샵 ‘마이다스 골프피팅’을 운영하게 된 부친 정학영 씨와 골프를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다소 늦은 나이에 도전한 골프였지만 이후 3년차에 세미프로(준회원)를, 5년차에는 투어프로(정회원)를 획득했고, 10년차였던 2021년 풀시드를 확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2013년 KPGA 프로에 데뷔한 정상인 프로는 2015년 KPGA 투어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그러나 자신의 골프 인생을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등산에 비유했듯이 골프 투어 생활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았다. 힘든 오르막을 어렵게 이겨내더라도 더 힘든 내리막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 프로는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난 뒤 갑작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왔고 투어 생활을 그만두겠다는 마음으로 군대에 자원입대 했었다”며 “군 생활 도중에 다시 골프를 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슬럼프도 극복되면서 제대 후에 시드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2020년도 투어 카드를 획득한 후, 첫 1부 투어 무대라는 꿈을 가지고 큰 기대감을 갖고 있을 때였다”며 “코로나19라는 복병 때문에 투어 일정이 반토막 나면서 좌절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정상인 프로는 당시 좌절감의 후유증으로 2022년도에 다시 투어 카드를 받고 활동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경기도에서 9개월간 레슨 프로 생활을 하다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됐다.

정 프로는 “기본기가 중요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레슨을 하던 중 오히려 제 자신이 기본기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던 것을 깨닫게 됐다”며 “다시 개인 연습을 시작했고 나쁜 습관들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제가 다시 투어에 도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기부여가 돼 줬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투어를 뛸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 큰 기쁨이다. 처음 투어에 올라갔을 때 목표는 투어카드 유지였지만 지금은 우승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