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상인의 희망가
광양읍 5일전통시장 표정
추석 대목 장날을 맞아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과 시민들은 요즘 코로나로 힘든 세태를 이야기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둔 지난 16일 광양읍 5일전통시장은 제수용품 등을 장만하려는 시민들과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교차하며 왁자지껄한 난전이 펼쳐졌다.
시장 주변 도로는 아침 일찍부터 밀려든 인파로 혼잡한 모습을 보였고, 광양택시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는 건널목을 오가는 시민들과 오가는 차량을 적절히 통제하며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전통시장을 나와 인동로터리 주변에도 여지없이 각종 노점들이 들어차 오가는 손님을 불렀고, 광양농협 쪽으로 난 도로변에는 중마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현수막을 들고 나와 ‘보이스피싱’예방 홍보활동을 펼치는 모습도 보였다.
간만에 많은 사람이 몰린 시장은 활기 넘쳤고, 시장 주변 좁은 골목에도 각종 채소와 과실 등을 판매하는 노점이 들어섰다.
시장에서 채소류를 판매하는 이양신 씨(82·여)는 “오늘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시장이 활기를 띈것처럼 장날마다 이렇게 붐볐으면 좋겠다”면서도 “코로나로 인해 장사도 예전같지 않고 자식 세대인 젊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는 더 큰 어려움도 많았다”며 “이번 코로나도 모두 힘을 합쳐 충분히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봉강면 조실마을에서 고추와 도라지, 돈부콩, 부추와 대파 등을 가지고 장에 나온 한 주민(82·여)도 이날 대목 장날을 실감했다.
장날이면 자신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해 2~3만원을 받아 돌아가지만 이날은 오전 5시30분에 장에 나와 오전 11시까지 10만원 정도를 팔았다고 좋아했다.
전업비 씨(91·여)는 고령의 나이에도 제사상에 올릴 고기와 나물 재료, 야채 등 명절 제수용품을 사러 시장에 직접 나왔다.
장보기를 마친 그는 “요즘 모두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괜찮은 나라”라며 “젊은이들이 힘을 내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에 살면서도 꼭 제수용품을 살 때 광양읍 전통시장을 찾는다는 김정웅 씨(87·남)는 이곳에 자리한 어물전의 단골 손님이다.
김씨가 찾은 가게는 손님들이 줄을 이으며 반건조된 민어와 조기, 서대 등이 진열대에 놓이기가 바쁘게 팔려나갔다.
김씨는 “이 가게는 주인이 자신만의 독특한 비법으로 생선에 간을 입혀 한번 맛을 본 고객들이 꼭 다시 찾는 명소”라며 “먼저 온 손님들에 이어 생선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귀뜸했다.
광양읍 5일전통시장은 1일과 6일에 장이 선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재배해 더 싱싱하고 저렴한 현지 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살아있는 듯 펄떡이는 어시장 코너와 건어물, 신선하고 파릇한 채소와 과일가게 등에서는 지역주민들의 따듯한 정과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