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시간 구슬땀 흘리고, 뿌듯한 맘으로 마무리
입주할 모든 분들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기원’
연일 계속된 폭염과 열대야로 무더웠던 올 여름의 맹렬했던 기세가 조금씩꺾여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름도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하고 특별한 기억들을 남겼을 법 하다.
여름방학 동안 고향인 광양에서 구슬땀을 흘린 권진하 씨(여, 23)도 이번 여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남겼다.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으로 사회학과를 복수전공 중인 권진하 씨는 지난 7월초부터 8월 중순까지 8주간 (사)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이사장 김용호)가 추진하는‘희망의 집짓기 사업’건축현장에서 30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지난 21일, 8주간의 봉사를 마치고 남은 한 학기 준비를 위해 서울로 떠나는 권씨를 만나 이번 여름의 추억을 공유했다.
광양읍 목성리에서 태어난 권진하 씨는 광양북초와 광양여중, 광양여고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로 진학했다. 대학에 가서 봉사동아리에 가입했는데 그 동아리가 바로‘해비타트 동아리’였다. 대학에선 주로 집을 고쳐주는 봉사가 많았고 권씨는 총 300시간 동안 봉사에 참여했다.
권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미리 신청해 둔 광양읍 우산리 월파마을 인근 광양해비타트 현장 봉사에 합류했다. 권 씨는 원래 2주 봉사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중간에 3회를 더 신청해 총 8주간 봉사에 참여했다.
권 씨가 이곳에서 주로 한 일은 전반적인 집짓기 공정 참여와 새 봉사자 안내 및 안전교육 등이었다.
권씨는 무더웠던 7주간의 여름 뙤약볕 속에서 검게 그을렸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희망의 집짓기 봉사현장을 찾는 봉사자들을 맞이했다.
그런 권씨의 성실함은 공사현장 팀장으로부터‘크루리더’라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광양해비타트 집짓기 공사 현장에는 올 여름에 약 1000여명의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다녀갔다.
대학 동아리에서 주로 집고치기 봉사에 참여했기에 그날그날 봉사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건물을 짓는 일은 하루 만에 성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다 보니 그럴 새가 없다.
권진하 씨는“어느 날 문득 건물이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는 것을 보고 뭉클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더 큰 보람은 많은 봉사자들이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라고 어른스러움을 드러냈다.
누가 봐도 힘든 봉사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권씨.
권씨는“오히려 방학 동안 고향에서 봉사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2달간의 봉사활동을 하려다 보니 걱정도 됐지만,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간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공사가 진행된 올해 (사)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 희망의 집짓기 사업은 1개동 6세대의 집을 짓고 있으며, 내달 중 완공돼 11월 경 입주가 예정돼 있다.
대학 졸업 후 한국해비타트에서 일하고 싶다는 권 씨는“많은 봉사자들이 땀과 노력, 그리고 마음을 모아 만든 집”이라며“입주하실 모든 분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