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들의 발로 자리 잡아 온 광양교통이 직원들의 임금 인상분 미지급과 4대 보험 6개월분 체납 등의 문제로 노사 간 갈등을 빚으며, 자칫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교통마비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사 갈등의 원인이 △노사 간 임금협상 합의안 해석 이견 △시 보조금 규모 합의 이견 △회사 운영 방식에 대한 광양시와 광양교통 간의 이견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돼 이 같은 이견들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갈등은 지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확한 사실 확인을 통해 갈등의 원인과 광양교통 정상화 방안은 무엇인지 독자들과 함께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펙트체크> 광양교통, 왜 급여추가인상분 지연과 4대 보험 체납을 할 수 밖에 없었나
해마다 노선개편…잇따른 불편은 시민 몫, 제도 개선‘절실’
불법유턴, 4대보험 체납, 임금 지연 등…‘벼랑 끝 노동자들’
6.28 임단협 市 지원 합의 해석‘이견’
지난 6월 27일, 2018년도 임금협정 단체교섭에서 광양시와 광양교통, 광양교통 노조는 8시간 20분여의 마라톤협상 끝에 우선합의에 도달했다.
우선합의 내용은 △전남권 시내버스 노사 중 한곳 이상 지역에서 타결될 경우 동일한 수준으로 합의 △2018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운전원 통상시급 7530원(1호봉 기준) △7월 1일부터는 2주 단위 탄력근로시간제 적용, 월13일 소정근로 최대 15일까지 근로 가능 △월 15일 근로시 월 290만5047원(1호봉 기준) △이외 세부사항 노사간 실무협의를 통해 결정 등의 조건이었다.
이와 관련해 노사간 임금협상에 나섰던 광양시는‘광양교통 노사합의가 이뤄질 경우 필요한 재원(인상 소급분)에 대해 전남 타 지역 수준의 재정지원을 최대한 협조’키로 했다.
문제는 합의조항 중‘타 지역 수준’이라는 말에서 시와 광양교통 측 해석에 이견이 발생했다.
광양교통 측은‘타 지역 수준의 금액’에 맞춘 인상분 전액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반면 시는‘타 지역 수준의 퍼센트’에 맞춘 인상분을 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시는 11월 2차 추경에서 이 수준에 맞는 예산을 확보해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1.1 노선개편 손실분 지원금 ‘아직 미지급’
올해 1월 1일 노선이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일부 노선이 변경됐고, 그중 대표적으로 9, 11, 12, 17번 등 비수익 노선은 감회·감차됐다. 지난 17년도 경영진단 결과에서 자구노력을 강조한 시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해당 노선에 대해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했고, 시는 공공성과 시민의 교통복지환경 개선을 위해 해당 노선의 복구를 요청했다.
광양교통은 노선 복구에 따른 손실분과 기존 비수익·벽지 노선의 지정구간 거리연장 추가지원을 요구했다. 현재 비수익·벽지 노선 지정구간은 해당 노선의 대부분이 아닌 특정 구간의 편차가 있어 현실성이 떨어졌던 이유에서다.
시는 이를 받아들이고, 올해 시내버스 운행노선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노선 연장을 지정해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답신했다.
올해 용역 최종보고는 12월 말 쯤으로 예정돼 있고, 시는 노선 복구 등의 손실분을 올해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만큼 내년 1차 추경 때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市 임금직불제 VS 社 준공영제…‘팽팽’
광양교통의 재정난은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는 해마다 일정 기준에 따라 증가된 예산으로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2010년 기준 20억3400만원이 지원됐고, 순차적으로 지원과 감액을 거쳐 올해 40억3800만원이다. 이중 2억원 가량은 무료 환승 지원이기 때문에 환승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금은 38억에 가깝다. 그럼에도 광양교통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시는 임금직불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분의 임금을 시가 직접 집행하고, 나머지 재정지원금을 광양교통 측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광양교통의 위임장 등 동의가 필요하지만 회사는 거부하는 모양새다.
재정지원금은 노동자 임금을 포함해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체납을 해결하는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인건비 부분의 유동성을 시가 담당하고 나머지를 지원받게 되면 재정적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때문에 광양교통은 준공영제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최근 준공영제를 권장하고 있으며, 수익금을 공동관리하면 행정상의 까다로운 제재를 받게 되겠지만 경영난은 대폭 해결될 것이라는 회사 내부의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준공영제는 시의 행정적 예산을 대폭 늘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준공영제에는 현재 노동자의 임금을 기존 공무원 임금 수준으로 맞춰줘야 하는 등 현재 지원하고 있는 금액의 수배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송수익금을 공동관리하게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운송수익이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기 때문에 이마저도 소득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전망으로는 준공영제로 갈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나,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 시의 입장인 셈이다. 이들의 이러한 입장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市‘늑장 지원’, 社‘만성 적자’ 노동자·시민‘피해’
시는 현재 재정지원이 적시에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일부 인정하고 있다. 광양교통도 자신들이 만성 적자로 인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광양시의 교통노선정책과 광양교통의 만성 적자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노선버스를 운행하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역시 양측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종합해보면 재정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그에 따른 인과로 광양교통은 각종 대금들이 체납된다. 결국 버스 운행을 위해 뒤늦게 대출 등과 합해 밀린 대금을 납부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당겨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임금이 지연 지급된다. 6개월이 체납된 4대 보험 역시 같은 이유다.
이중 노동자들의 월급분에서 먼저 공제된 4대 보험료는 회사의 보유 자금과 더해 일정 금액이 모이면 기존 미납된 4대 보험료 납부에 사용된다. 그리고 다시 체납되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노선버스기사들은 좀 더 나은 생활을 이어갈 정도의 임금 인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받아야할 임금이 제 날짜에 지급되길 바라고, 4대 보험이 완납돼 대출과 건강보험 혜택 정도만 받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현실인 셈이다. 이런 이들에게 시나 광양교통 측이 서비스 질의 개선을 바란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일 수 있다.
최종적으로 노선버스기사들의 서비스 질적 저하는 다시 시민들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것과 다름없어 제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