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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길을 걷다<36>
따사로운 햇살, 살며시 다가오는 봄
[750호] 2018년 02월 23일 (금) 19:16:01 이성훈 sinawi@hanmail.net

물체험장 준비 한창, 봉강면‘백운저수지’산책로

   
 

지난해 여름, 지속된 가뭄으로 대지가 바짝 마를 때 충격적인 사진을 한 장 볼 수 있었다.

봉강면 백운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진흙과 잡풀로만 가득한 뜰로 변해버린 것이다. 광양읍에서 봉강을 굽이굽이 도로를 따라 지나가며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백운저수지다.

   
 

푸르디푸른 백운저수지는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고 백운산 자락이 저수지 주변을 감싸고 있어 진상 수어댐과 함께 빼어난 운치를 자랑한다. 여기에다 여름이면 수상레저 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고 저수지 주변 곳곳에 있는 식당들은 닭구이와 염소구이, 백숙 등 맛난 음식을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그런 백운저수지가 메말랐다니…사진으로만 확인하기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 현장을 가봤다. 댐 저수지 마지막 부분에만 찰랑찰랑 남아있던 물에 도저히 저수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풀로 가득 찬 현장, 그때서야 우리 지역 가뭄이 심각하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지금. 다행히 백운저수지는 그동안 제법 비가 온 덕택에 옛 모습을 자랑한다.

 

최근 바짝 마른 날이 계속 되고 있지만 지난 1월 초 비가 좀 내려서 인지 백운저수지는 여전히 파란 하늘과 함께 푸름을 자랑하고 있다.

요즘 백운저수지는 공사가 한창이다. 저수지 입구에 백운제 물체험장을 조성하고 있는데 주차장과 잔디마당, 화장실과 샤워장, 관리사무소, 풀장 등 대부분 공사는 마친 상태다.

물체험장은 광양의 따스한 햇살을 받아 만물이 초록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물과 꽃을 테마로 한 가족형 놀이, 체험, 휴양 등 수변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인데 물체험장 주변은 산책코스를 마련해놨다. 산책코스는 백운저수지 넘어 당저마을까지 이어진다.

요즘에는 날씨가 풀린 탓인지 바람이 참 따뜻하다. 산책길 주변에는 이제 봄을 맞이하는 매화나무를 비롯해 각종 나무와 과수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침 햇볕을 받아 저수지 표면은 더욱더 반짝거린다. 산책길은 물체험장 조성으로 정식 개통되지는 않아 이따금 자동차만 일부 다닐 뿐 한가하기만 하다.     

저수지 주변에 있는 정자에서 가만히 물을 바라본다. 당저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과 가을하늘처럼 푸른 하늘, 그리고 잔잔한 물결소리만이 있을 뿐 저수지 주변은 기침소리라도 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한가하기만 하다. 저수지 아래에는 얼마나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지, 지난 가뭄 때 어떻게 다들 살아남았는지, 올 여름엔 이곳에 얼마나 사람들이 찾으며 북새통을 이룰지….

   
 

당저마을까지 가는 길은 봉강을 드나드는 차량 외에는 한적하기만 하다. 따사로운 겨울 햇볕을 쬐고 있는 동네 고양이, 이제 다가올 봄을 맞아 나무들을 다듬고 밭에 비료 넣을 준비를 하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 낯선 사람이 오자 누구인지 슬며시 살펴보는 주민들…. 이번 백운저수지 산책길을 다니면서 당저마을이라는 곳을 처음으로 가본 것도 큰 수확이다.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광양의 낯선 곳, 낯선 길을 직접 밟아보는 경험도 꽤 값질 것이다.

백운저수지는 항상 푸르름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광양시가 최근 가뭄대책을 수립했다고 한다. 현재 광양지역 저수지 38개소의 저수율은 90.1%로 평년을 웃도는 수준으로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에는 차질이 없지만, 강우량은 28.1mm로서 평년 33.3mm 대비 84.4% 수준이다.

기상청의 3개월 기상예보에 따르면 광양지역의 강우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겠으며, 4월에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보하고 있어 가뭄이 우려되고 있다. 아무쪼록 가뭄을 잘 이겨내고 백운저수지가 언제나 농민들에게 촉촉함을, 시민들에게는 멋진 운치와 시원함을 선사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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