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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문학에 물들다’<2>
품격 있는 문화도시, 유네스코 문학도시 광양! 문학관 건립으로…
[731호] 2017년 09월 29일 (금) 10:17:01 김영신 기자 yskim0966@naver.com

탁류(濁流), 레디메이드 인생…

시대풍자소설의 고목, 채만식 작가의 흔적을 찾아서…

군산 채만식 문학관, 일제강점기 군산의 역사 한눈에…

   
 

미세먼지가 군산 하늘을 덮어 금강 하구둑의 모습이 희미했다. 희뿌연 금강하구둑을 지나 채만식 문학관으로 향했다.

일제강점기 군산을 배경으로 모함과 사기·살인 등 혼탁한 사회상을 풍자와 냉소로 엮은 소설 탁류(濁流)로 군산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소설가 채만식 문학관에 가면 군산의 역사와 정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채만식은 일제강점기 친일의 이력이 있다. 하지만‘가장으로서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친일’이었다고 군산은 그를 감싸준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국문학이 도달한 최고의 미학적 형상력, 가장 강렬한 미학적 감화력의 주인공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고창의 미당 서정주 시인이 일제 강점기 후반에 친일작품을 발표하고 독재정권을 지지·찬양했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외면 받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군산이 사랑하는 백릉 채만식의 흔적은 내흥동 그의 문학관 뿐 만이 아니라 월명공원, 장미동 구 조선 은행 건물 옆 등 시내 곳곳에서 문학비와 소설비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광양도 이균영 문학비를 세운다고 하니 늦었지만 기쁜 일이다.

군산시 내흥동 금강하구둑 옆에 자리한 채만식 문학관은 사업비 16억여 원을 들여 2001년 3월에 개관했다. 작가의 문학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채만식 문학관은 1만㎡ 부지에 전시실, 자료실, 시청각실과 문학산책로, 백릉공원 등을 갖췄다.

   
 

1층에는 전시실과 자료실이 있어 작가의 삶의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관람할 수 있다. 2층은 영상세미나실, 채만식 선생의 일대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문학관 앞마당은 콩나물 고개를 상징하는 둔뱀이 오솔길, 호남평야에서 걷어 들인 쌀을 실어나른 기찻길 등 시대를 나타내는 모습의 넓은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있다.

‘문학관 행복여행’의 작가 조창환 문학박사(고창신문 대표)는“동반작가, 세태소설가, 풍자작가, 풍속소설가 등등 채만식에 대한 오늘날의 다양한 평가들은 나름대로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면서 채만식 문학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며“채만식 문학의 다양성과 그가 살았던 시대 상황을 느끼려면 문학관만한 곳이 없다”며 가볼 것을 권했다.

   
 

군산시 문화예술과 채만식문학관 문필환 관리팀장은“‘탁류’는 한 시대의 역사적 현장으로서 세태의 혼탁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며 “소설의 무대가 되었던 조선은행 옆이나 작가의 생가가 있는 임피면에 문학관이 있어야 맞으나 두 곳 다 접근성이 부족하고 금강하구 역시 소설의 배경이 되어 이 곳에 문학관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년간 3만명 방문“문학관은 지역의 힘!”

 

   
 

전국의 문학전공 대학생, 중·고생, 문학을 좋아하는 문학 동아리 등 하루 평균 50~100명이 다녀가는 채만식 문학관은 잉크를 묻혀 펜으로 원고지에 작품을 필사하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년간 2만5000명~ 3만명 이상 다녀가는 채만식 문학관은 금강 철새도래지, 근대역사박물관 등 군산시의 시티투어 코스를 따라 관광을 겸해 문학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 문학관 로비 안내데스크에는 군산시내 맛 집을 소개하는 자료를 준비해두고 있다.

   
 

문필환 관리팀장은“문학관 운영에 들어가는 1년 예산은 약 2억원 정도다. 전국에 80여개의 문학관이 있는데 그 중 에 공공문학관은 40여개다. 지방의 작은 문학관이지만 채만식 문학관은 전국 40여개 공공문학관 중 10위 안에 들어간다”고 자랑했다.

   
 

문 팀장은“문학관은 단순히 사람이 붐비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문학관 고유의 기능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작가와의 만남, 문학도들의 꿈을 심어주는 공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지역의 문학 콘텐츠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없는 아저씨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치숙’, 1938),“이 태평천하에 그런 짓을 하다니, 쳐 죽일 놈. 죽일 놈.”(‘태평천하’, 1938)…채만식 소설의 명대사들이다. 일제강점기 칼날을 품은 웃음, 위선과 악덕을 찌르는 풍자소설을 썼지만 채만식에게도‘친일’의 기록은 있다.

그러나 채만식은“한번 살에 묻은 대일협력의 불결한 진흙은 나의 두 다리에 신겨진 불멸의 고무장화였다. 씻어도 깎아도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죄의 표식’이었다. 창녀가 가정으로 돌아왔다고 그의 생리(生理)가 숫처녀로 환원되어지는 법은 절대로 없듯이”…라며‘민족의 죄인’이라는 자성의 글을 남겨 자신의 친일 행적을 참회했다.

‘상여는 쓰지 말고 리어카에다, 관은 산국화, 들국화로 덮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백릉 채만식.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최고봉 채만식의 작품‘레디메이드 인생’은 그가 떠난 후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대학로에서 인기 있는 풍자극으로 살아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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