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의 위기 … 보건대ㆍ한려대‘설자리 잃나’
지역대학의 위기 … 보건대ㆍ한려대‘설자리 잃나’
  • 이성훈
  • 승인 2016.09.09 19:19
  • 호수 6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대 2년 연속 E등급 … 한려대는 서남대와 통폐합해 아산으로
광양보건대학교 전경

우리 지역에 있는 두 대학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한려대와 보건대는 설립자 횡령으로 인해  2013년 특정감사 실시 후 경영부실대학에 지정됐다. 이후 교육부 대학구조평가에서 보건대가 E등급을 받으며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한려대는 최근 서남대와 통폐합, 충남 아산으로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고 보건대는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조정평가에서 E등급에 이어 올해도 그대로 등급을 유지, 학자금 대출을 전면 제한받음에 따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대학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까지 출범하며 정상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교육부는 지난 5일 대학 구조개혁 후속조치로 실시한 맞춤형 컨설팅의 이행점검 결과에 따른‘2017년  대학 재정지원 가능 대학’을 발표했다. 이는 2015년도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미흡하였던 66개 대학에 대해 △정상화 선결과제이행 △입학정원감축 △학사구조 개편 등을 담은 맞춤형컨설팅을 지난 6월 말까지 실시하고, 7월 61개 대학을 대상으로 과제추진 계획에 대한 이행 노력과 성과를 점검해 나온 결과다.

점검결과 66개 대학 중 25개의 대학이 정부재정지원 제한의‘완전해제’를, 14개 대학은‘일부해제’를 받았지만 보건대는‘유지 또는 강화’를 받아 2017년도 정부 재정지원사업 전면 제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이 일부 또는 전면 제한된다.

보건대는 이에 정부재정지원사업 전면 제한에 이어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도 신편입생 모두 100% 제한된다. 교육부는“E등급 대학 중 5곳은 정상화 선결 과제를 안고 있는 대학으로 과제추진 계획의 충실성과 구체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면서“이번 이행점검 대상에서 제외하고 상시 컨설팅 대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설립자의 비리문제로 위기에 처한 광양보건대와 같은 설립자를 둔 서남대 등이 이러한 상시 컨설팅 대상 대학으로 전환됐다.

교육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보건대 측은 강력 반발했다. 보건대는“선결과제 미이행 사유를 들어 교육부가 이행점검대상 제외 조치한 것은 과거 설립자의 비리를 덧씌운 굴레로 삼아 고사시키려는 불합리한 대학구조조정정책이다”고 항의했다.

대학 측은“그동안 설립자의 교비횡령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보건대는 70〜80% 신입생 충원율과 국가고시 합격률, 취업률 등으로 명실 공히 지역대학으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다져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상시컨설팅 5개 대학은 올 하반기 대학 정상화 및 통폐합ㆍ퇴출 등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보건대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려대 통폐합도 지역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한려대와 서남대는 지난해 6월 교육부에 통폐합한 후 아산에 서한대학교로 개명 2018년 3월 개교하겠다고 발표했다. 서한대로 통폐합하면 한려대 보건계열학과(입학정원 220명)는 서한대로 이전하고 그 외 학과는 폐지할 방침이다. 한려대가 이전하면 부지와 건물은 평생교육기관, 노인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교육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결국 이런 추세로라면 우리 지역 두 대학은 존폐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7월 지역 대학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 대학 정상화에 나섰다. 하지만 고교졸업자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신입생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정부의 평가도 냉혹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는 좀처럼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현복 시장은 지난 7일 2017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교육청소년과의 광양지역 대학교 정상화 추진 계획에 대해 보고를 받은 후“교육부의 보건대 평가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다”며“의회에서도 한려대 폐지 반대 결의문을 발표하고 범시민대책위도 출범한 만큼 지역에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시장은“조만간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다시 한 번 개최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지혜를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