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54-끝> 노래를 통해 광양사람의 꿈을 실현시키는 부부
광양문화연구회가 만난 사람<54-끝> 노래를 통해 광양사람의 꿈을 실현시키는 부부
  • 광양뉴스
  • 승인 2015.08.14 20:05
  • 호수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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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토너 이광일과 피아니스트 심혜영의 하모니!

 

 인물 좋고 마음씨 고운 사람이 노래까지 잘하는 바리토너 이광일! 그는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훌륭한 성악가이다. 모처럼 자리를 하게 되어 서대횟집에서 보자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쾌히 수락하여 준 부부와 함께 조촐한 식사를 하게 되어 기뻤다.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바리토너 이광일씨는 맨 처음 이 노래로 만났다. 무대에 올랐을 때 이광일은 평소와 너무나 다르다. 정열적이면서도 감칠맛 나는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90년대의 광양 정서를 생각해 볼 때, 광양 출신이면서 성악을 전공하여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이슈가 될 수 있었다.

 그의 노래는 토착민들에게 자부심이고 기쁨이었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갈증을 느끼며 살고 있었을 때 그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바리토너 이광일은 그야말로 광양의 자랑이었다.

 식사 도중 자연스럽게 많은 얘기가 오갔다. 몇 년을 못 만나는 동안 이광일씨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어디에서 활동하느냐는 필자의 물음에“현재 순천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사실 광양시합창단이 초석을 다질 때 비전공자들이었던 회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부지휘자로 봉사했었습니다.

 그야말로 순수한 시립합창단의 꿈을 키우며 동료들과 많은 노력을 했던 시간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그는 광양시합창단의 활동을 접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선샤인 남성 합창단’과‘선 샤인 여성 합창단’의 지휘자로 단원들의 음악활동을 이끌고 있다.

순천시립합창단에서 일하는 바리토너 이광일!!!

 순천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제가 순천시립에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장으로써 경제력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순천은 상임이라 광양과는 수입원이 비교가 안 되거든요”라며“순천시에서 주소지 옮기라고도 하는데 고향인 이곳에 정착한 이상 주소를 옮기기가 썩 내키지를 않아서요. 사실 순천시의 입장에서는 시립합창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니 당연한 요구를 하는 것이지요.” 이 말 한마디로 그는 애향심이 매우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광일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필자는 조금 답답한 마음이었다. 광양시에서도 하루 빨리 시립합창단을 상임으로 승격시켜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안정된 경제적 기반을 형성하여 줌으로써 열정적인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써야 할 것이다. 사실 예술인으로 살아가려면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걸림돌이 된다.

 특히 지방에서 활동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광양시는 공업 도시로 인식되어 인근 도시에 비해 가뜩이나 주거 지역 점수가 낮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광양시의 문화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문제해결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모교인 사곡초등학교!

 이광일씨의 모교는 사곡초등학교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사곡초등학교의 변화에 대하여 물었다. 그는“현재 저의 모교인 사곡초등학교에 시민의 문화예술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간절한 바람은 순수 아마추어일지라도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활용의 기회가 고루 제공되길 바랍니다. 따라서 온 시민들이 예술을 생활화하여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지역의 문화예술 저변확대를 위하여 관계자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시민들이 고루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접근성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그는 마치 그 방향으로 연구라도 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접근성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질문하는 필자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사곡초등학교는 읍과 동광양의 중간 지점이라 어느 쪽이든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저는 ‘선샤인 남성합창단’과‘선샤인 여성합창단’의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 합창단도 그 공간에서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전공한 분야에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처음 고향에 내려올 때 고민도 많았습니다. 부모님 봉양과 고향의 음악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두 가지의 목표를 안고 고향에 정착했었거든요. 합창단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부단히 노래하는 광양인의 꿈을 실현시켜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광양의 모든 예술가들이 서로 형제처럼 부대끼며 예술의 향기를 나누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그의 아내 심혜영은 봉사인, 피아니스트!

 심혜영씨는 바리토너 이광일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이다. 필자는 심혜영씨를 그동안 무대에서만 보았을 뿐, 한 번도 사적인 말을 건네 보지 못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냐는 질문에 “저희 둘은 대학 캠퍼스 커플입니다. 남편이 군대 제대를 하고 복학하였을 때 만나 결혼까지 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동아리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당시 저는 음대 여학생 회장, 남편은 성악과 학생회장이었습니다. 서로 활동하며 만나게 된 것이지요. 그 때는 정말 둘 다 정열적으로 활동했어요.”

 지금의 생활은 어떠냐고 물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손이 많이 가야할 때라 둘만 따로 얘기할 시간도 없습니다. 늘 잠이 부족하지만 하루 일과를 끝내고 나면 열시를 훌쩍 넘곤 하는데 그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서 음악도 듣고 명상도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새벽 시간이 될 때가 많답니다.
그렇지만 가끔 둘만의 대화도 한답니다. 남편은 고향이 광양 사곡이고, 제 고향은 경남 밀양이라 저희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는 큰 역할을 한 거지요?” 그녀의 위트에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봉사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두 부부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대답해줬다.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교회에서 중창단, 앙상블 팀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하고 있으나 학원까지 운영하려니 사실 힘들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 시간을 통하여 보람과 기쁨을 얻게 된다는 뿌듯함에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답니다.”무대 위에서 여리게만 보였던 그녀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다. 생활 속의 그녀는 현명한 아내요, 자상한 엄마였다.

 바리토너 이광일의 독창회는 매년 연례행사가 되었다. 그 때면 그의 아내 심혜영씨가 꼭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돌아오는 시월에 그의 독창회에서 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광양 시민의 심금을 울리게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백숙아 광양문화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