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 22> 짧은 동화
<박옥경의 논술교실 22> 짧은 동화
  • 광양뉴스
  • 승인 2015.04.20 11:11
  • 호수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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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동화는 전에도 얘기한 것처럼 인물, 사건, 배경이 있어야 하고 구성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재미를 느끼게 하는 부분은 위기부터 절정인데 여기서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게 됩니다.
류시은 학생이 쓴 <짧은 동화>에는 특별한 사건이나 위기가 없지요. 그렇지만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초등학생도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많이 사용하지요. 스마트폰의 기능과 프로그램을 2학년 수준에서 알고 있는 만큼 상상해서 썼다는 점이 정말 훌륭합니다. 요즘 한창인 꽃축제와 연결시켜 이해하기 쉽게 친숙하게 썼어요.

카카오톡 마을에서는“까똑 까똑”하는 소리가 지붕 위를 날라 다녀서 잠을 못 자고, 카메라 마을에서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공연이 있고, 인터넷 마을로 가는 다리가 끊겨 메모 마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발상인지...류시은 학생은 나중에 소설가가 되지 않을까 하고 빙긋이 웃어봅니다.

<짧은 동화>

스마트 폰 마을 사람들
                                                                        광양중진초등학교 2-4 류시은

 2030년 어느 봄날, 스마트폰 마을에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축제가 벌어진 스마트폰 마을로 사람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놀러왔습니다.

스마트폰 마을은 들썩들썩하고 신나는 축제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시끄러워서 밤에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토리와 톡이는 다른 마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바로 아랫마을 카카오톡 마을로 가방을 메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카카오톡 마을 사람들은 착해서 잠자리를 구하는 토리와 톡이에게 무료로 잠을 자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밖이 떠들썩하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둘은 동시에 벌떡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어디선지“까똑까똑”하는 소리가 지붕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게 뭔지 모르지만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없어서 둘은 또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게임 마을에 갔습니다. 그런데 입구에서 너무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악마같은 얼굴로 레이저 창을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무서워서 토리와 톡이는 달리고 달려서 카메라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는 고향과 똑같이 꽃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찰칵, 저기서도 찰칵, 사진 찍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벚꽃 잎이 날리는 무대에서 걸그룹 에이핑크가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나고 즐거운 마을이었지만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토리와 톡이는 인터넷 마을을 지나 스토리 마을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는 비가 많이 와서 끊어져버렸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마을로 돌아서 가게 되었는데 그 마을은 메모마을이었습니다.

바닥도 메모로 가득 찼고, 구름도 메모로 가득 찼고, 집도 메모로 가득 차서 어지럽고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토리와 톡이는 빨리 타임머신을 탔습니다. 가는 곳마다 불편해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도향에 도착했습니다.

어? 그런데 고향은 아직도 꽃축제로 떠들썩했습니다. 그렇지만 토리와 톡이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둘은“역시 고향이 최고야.”하고 웃었습니다.